[임원칼럼-김선걸 매일경제 논설실장] 슬기로운 지방통합재정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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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48회 작성일 2026-01-28 10:33본문
기업에 태워보내는게 답
팔비트는 습관부터 없애고
TSMC·인텔 모실 준비를
사진 확대용인의 삼성전자·SK하이닉스 공장을 새만금으로 옮기자는 논란이 일단락됐다. 청와대도 이달 초 "입지·이전은 기업이 판단할 몫"이라고 정리했다.
그래도 지역 정치권과 시민단체는 포기를 모른다. 오는 6월 선거까지 끌고 갈 태세다. 경제 논리보다 이해관계가 앞서는 선거 시기다. 어디로 튈지 기업은 불안할 것이다.
2018년의 '기업 이익 쪼개기' 논란이 오버랩됐다. 발단은 당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였다. 그는 한 행사에서 "삼성이 글로벌 1위 기업이 된 것은 협력업체들을 쥐어짠 결과"라며 "60조원 순이익 중 20조원만 풀면 200만명에게 1000만원씩을 더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발상 자체가 놀랍다. 삼성전자 주주는 500만명에 달한다. 주주 중엔 국민연금도 있다. 이들의 헌법상 재산권을 초월한 발언이었다. 실제로 이익을 그렇게 허비했다면, 코스피 5000 시대를 이끈 삼성전자가 지금 존재할까.
반도체 공장 이전 요구도 이런 발상의 연장선 아닌가 싶다.
비교할 해외 사례가 있다.
삼성전자 못지않은 글로벌 반도체 거인 TSMC는 대만 기업이다. 창업자 모리스 창은 "웨이퍼 제조는 대만의 민생과 안보를 지키는 역량"이라고 할 정도로 대만 중심 세계관이 뚜렷하다. 이런 TSMC가 2021년 일본에, 그것도 최남단 규슈의 구마모토현에 초대형 반도체 공장을 지었다.
입지 선정엔 소니 등 고객사와 소재·부품 밸류체인도 고려됐다. 그러나 핵심은 최대 3조엔(약 28조원)까지 추정되는 일본의 파격 지원이다.
일본 중앙정부는 구상 단계부터 TSMC에 밀착해 시중을 들었다. 지자체는 TSMC가 요구하는 공업용수·도로·주거·학교까지 '주문형 패키지'로, 인허가까지 갈아엎었다. 내내 '기업이 갑, 관은 을'이 철칙이었다.
4년이 지난 지금, TSMC 공장이 위치한 기쿠요 초(町)는 법인세가 폭증하면서 중앙정부가 지급하는 교부세를 반납하는 지역이 됐다. 기업을 시중들고 특혜로 일관한 '을질(?)'로 해당 지역은 세금을 돌려줄 정도의 부자가 됐다. 정치를 내세워 팔 비트는 한국과 대조적이다.
최근 한국 정부가 광역지자체 통합에 연 5조원씩 4년간 총 20조원의 교부세, 지원금을 준다는 구상을 내놨다. 연 67조원의 현행 교부세를 합하면 어마어마한 금액이다.
큰돈이다. 생활 SOC, 복지기금 등에 쓸 계획이라 한다. 그러나 도로와 철도 정비하고 민생지원금 주면 금세 소진될 것이다.
요즘은 한 시간에 차 한 대 보기 어려운 지방도로도 허다하다. 이런 식의 투자가 승수효과를 일으킬지 의문이다.
차라리 그 돈을 기업에 쓰는 건 어떤가.
EU가 부국과 빈국 격차를 줄이기 위해 조성한 구조기금(Structural Fund)을 떠올려본다. 모든 빈국의 도로, 항만, 통신 등 인프라에 비슷하게 투자됐다. 그렇지만 성패를 가른 건 기업 유치였다. 아일랜드가 법인세를 파격적으로 낮추고 인텔, MS ,델, 화이자 같은 글로벌 기업을 끌어들였다. '유럽 최빈국' 소리 듣던 아일랜드는 신흥 부국으로 수직 상승했다.
청와대와 담당 부처는 교부금 사용처가 고민일 것이다.
기업에 통 크게 써서 인텔이나 TSMC를 모셔 오면 된다. 그게 지역 발전의 유일한 해법이다.
교부금은 곧 남아돌 것이다. 세금이 걷혀 중앙정부에 돈을 돌려줄 테니. 땅값, 집값도 오를 것이다. 주민들에겐 최상의 보답이다.
그러려면 기업을 모실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팔 비트는 습관부터 버리고 규제를 없애야 한다.
[김선걸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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