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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칼럼-김선걸 매일경제 논설실장] 화성탐사(Mars shot)식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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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7회 작성일 2025-11-19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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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보상 비판 많지만
더 뛰고, 더 받게 왜 못하나
도전과 보상 없인 퇴보
인재 옥죄는 제도 바꿀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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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질문이 있다.

조합장을 뽑는데 한 명은 연봉 10억원, 다른 이는 연봉 1억원을 달라고 한다. 그런데 전자는 조합원 수백 명에게 1인당 1억원씩, 후자는 1인당 5000만원씩 배당할 역량이 있다. 누굴 뽑을 것인가.

여기서 "조합장이 무슨 연봉을 10억원이나 받나?" 하는 말이 나오면 난센스다. 산수만 되는 사람이라도 전자를 뽑을 것이다. 자기 이익이 두 배이기 때문이다.

최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 보상안이 논란이다.

일단 상당수 언론과 분석가들은 보상안 규모가 지나치게 크다는 데 초점을 맞췄다. 실제 천문학적이긴 하다.
 



머스크는 최상위 조건대로라면 역사상 최초의 '1조달러(약 1460조원) 보상'을 받는다. 이 규모는 네덜란드, 튀르키예의 한 해 국내총생산(GDP)과 맞먹고 한국 정부 예산의 두 배를 넘는다.

위험회피형 투자자나 제3자들은 첫눈에 보상 규모가 들어왔을 것이다. 달러 환산 13자리(digit)의 엄청난 숫자다.

그래서 노르웨이 국부펀드 등은 반대했다. 부결 의지를 사전에 고지하는 등 여론몰이도 했다.

그런데도 주주들은 결국 보상안에 찬성했다. 쳐다보는 곳이 달랐기 때문이다. 머스크의 보상액보다 그가 제시한 목표가 먼저 보였을 것이다. 


머스크가 1000조원대 보상을 받는 전제조건을 보자. 이를 받으려면 테슬라의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를 올해 추정치 128억달러에서 30배 이상인 4000억달러로 올려야 한다. 20조원 버는 회사를 600조원 버는 회사로 키워야 한다는 뜻이다. 14단계의 보상안 중 가장 적은 보상(지분 1%)만 받으려 해도 4배인 500억달러로 올려야 한다. 여기에 시가총액도 8조5000억달러로 현재의 6배 이상 올려야 하는 추가 조건이 붙어 있다.

주주들 생각은 뭘까. 머스크가 1조달러를 받는다면 주가는 최소한 5배가 될 것이다. 내 주식을 파격적으로 올려주는데 1조달러를 가져간다손 해도 반대할 이유가 있나.

보상 조건 중에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휴머노이드로봇, 로보택시 등도 포함돼 있다. 씨앗만 뿌린 사업인데 상당한 목표를 조건으로 걸었다. 자신감이다.

가히 '달탐사(Moonshot)'를 넘어서는 '화성탐사(Mars shot)' 도전이다. 주주들에게 이 도전은 '이기적'으로 보이지 않았던 듯싶다. 독식인 줄 알았는데 주주들을 만찬에 초대한 셈이다. 찬성표를 던진 이유다. 


한국 현대사의 이병철, 정주영 같은 기업인들은 말하자면 머스크 같은 기업가였다. 일천한 기술, 빈약한 자본, 얕은 경험을 극복하고 반도체·조선 산업을 일궈냈다. 한때 그들이 과도한 보상을 받았다는 시각도 있었다. 그러나 그 도전은 한국을 기적적인 성장으로 이끌고 가족뿐 아니라 국민 모두 잘사는 나라가 되는 데 기여했다.

한계를 극복하는 도전이 압도적 부를 창조한다. 도전을 박수 치고 응원하는 분위기는 기업에 큰 인프라다.

한국은 언젠가부터 도전도 보상도 흐리멍덩한 사회가 됐다. 일각에선 사회주의를 대놓고 지향하고, 귀족노조가 노동의 자유를 제약하고, 사사건건 발목을 잡으면서다.

머스크는 하루에 17시간, 주당 120시간까지 일한다고 공공연히 밝힌다. 그리고 그만한 보상도 당당하게 요구한다.

도전의 성공은 그만의 것이 아니다. 주주와 기업과 공동체가 수혜를 받는다.

큰 도전과 확실한 보상, 자유시장에서 경제 성장에 그만한 길은 보지 못했다. 한국엔 이젠 도전할 기업가가 없는가. 아니면 그런 여건이 안돼 있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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