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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진 칼럼

[임원칼럼-권혁순 강원일보 논설주간] 볏짚 품귀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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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3회 작성일 2025-11-06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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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소비행사가 계절마다 돌아온다. 이번엔 ‘코리아 그랜드 페스티벌’이란 이름으로 9일까지 펼쳐진다. 강원특별자치도도 여기에 발맞춰 지역사랑상품권 할인과 환급을 대폭 늘렸다. 소비가 얼어붙은 시장에 불씨를 던지는 셈이다. 통계로는 소폭의 경기 반등이 감지된다지만, 상가의 셔터는 여전히 무겁게 내려앉아 있다. 그래서 이번 조치는 단순한 ‘세일’이 아니라 침체된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한 ‘신호탄’이 돼야 한다. 소비는 마음이 움직여야 시작된다. ▼“백성은 먹는 것을 하늘로 삼는다(民以食爲天).” 공자의 말이다. 그러나 지금의 소비는 먹고사는 문제를 넘어 신뢰의 문제로 옮겨 갔다. 정부가 내세운 환급률이 아무리 높아도 소비자가 제도를 믿지 않으면 지갑은 열리지 않는다. 일부 시·군은 25% 환급이라는 파격적 혜택을 내걸었지만 양양군처럼 제도 자체가 없는 곳은 소외됐다. 한 고을이 번성하려면 고루 나눔이 있어야 한다. 형평 없는 혜택은 지역 간 불신을 낳고, 결국 소비의 순환 고리를 끊는다. ▼소비는 물길과 같다. 잠깐의 단비로 논밭에 물이 가득해도, 제방이 없으면 금세 마른다. 이번 지역사랑상품권 정책도 마찬가지다. 일회성 소비 유도에 머물지 않으려면 중장기적 기반이 필요하다. 지역 브랜드, 로컬푸드, 문화관광 산업과 연계된 지속 가능한 구조가 마련돼야 하지 않을까. 상품권을 관광객에게 확대 지급하거나, 로컬 매장과 결합한 프로모션을 만든다면 외부 자금이 유입되며 진짜 순환경제가 작동한다. 예산으로 소비를 일으킬 수는 있어도 지역의 신뢰를 돈으로 살 순 없다. 경제의 회복은 결국 사람이 머무는 힘에서 비롯된다. ▼마지막으로 남는 과제는 ‘편의’다. 아무리 좋은 제도도 절차가 복잡하면 참여가 줄고, 환급이 지연되면 신뢰는 무너진다. 결제 환경을 단순화해야 하는 이유다. 소비의 불씨가 꺼지지 않으려면 제도보다 사람이 중심에 서야 한다. 결국 지역이 팔아야 할 것은 ‘할인율’이 아니라 ‘신뢰율’이다. 신뢰가 쌓이면 할인은 사라져도 소비는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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