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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금감사 칼럼- 김창균 조선일보 논설주간] "투기꾼 잡아라" 외치며 움켜쥔 자기 뒷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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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6회 작성일 2025-10-30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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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보유 자산 75%가 부동산
값 오를 아파트 선호는 당연
좌파는 그 본성을 악마 사냥
거래 막으며 집값 급등 불러
자신들은 수십억 아파트 보유
말과 행동 딴판인 DNA 가졌나

문재인 정권이 갓 출범했을 무렵, ‘부동산 전쟁’에 출사표를 던진 관계자를 만났다. 노무현 정부의 뼈아픈 실패를 되갚겠다는 결의를 다지고 있었다. “이번엔 절대로 투기 세력에게 지지 않겠다”고 했다. 집값이 오르는 건 극소수 투기꾼 때문이며, 그들만 정밀 타격하면 부동산 시장은 안정된다고 확신했다. 수치는 정확히 머리에 남아 있지 않지만 “투기 세력은 불과 몇 퍼센트”라고 말했던 기억이 난다.

노무현 정권과 문재인 정권 합해서 50차례 남짓 부동산 정책을 내놨다. 두 정권 10년 동안 두어 달에 한 번꼴이었다. 그만큼 집값이 요동쳤다. 지난 6월 경실련이 30평형 서울 아파트의 가격 증감을 정권별로 비교한 수치를 내놨다. 문 정권 때 6억8000만원, 노 정권 때 2억3000만원, 박근혜 정권 때 1억원이 올랐고, 이명박 정권 때는 오히려 5000만원 떨어졌다. 상승률로는 문 정권 119%, 노 정권 80%, 박 정권 21%, 이 정권 -10%였다. 노 대통령은 “부동산 값을 잡지 못해서 죄송합니다”라고 했고, 문 대통령은 “주거 문제로 낙심이 큰 국민들께 송구한 마음”이라고 했다. 노 대통령은 “보수 정권은 투기 세력과 한패”라고 했는데 오히려 진보 정권이 투기 세력에 부동산 차익을 듬뿍 퍼줬다.


이재명 정부도 임기 반년도 안 돼 세 번째 부동산 대책을 내놨다. 주택 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묶은 6·27 대책, 135만 가구 공공 주택 공급을 밝힌 9·7 대책에 이어 10월 15일에는 15억원 넘는 아파트 대출을 4억원으로 제한했다. 갭 투자도 금지했다. 현금 없으면 집 살 꿈도 못 꾸게 만들었다. “빚내서 집 사는 게 정상이냐” “돈 모이면 그때 가서 사면 된다”고 했다.

그런 대책을 내놓은 경제팀 수뇌들은 수십억짜리 아파트를 챙겨 놓고 있었다. 국토부 차관은 33억 분당 아파트를 14억 전세를 낀 ‘갭 투자’로 매입해 1년 만에 6억 차익을 냈고, 대통령 정책실장은 2000년에 4억원에 구입한 입주권으로 현재 시가 30억원 서초구 아파트를 갖고 있고, 경제부총리는 대출을 끼고 한때 아파트 4채까지 보유했으며, 금융위원장은 대출 끼고 갭 투자로 구입한 개포동 아파트에 살고 있다. 시중에선 이들을 부동산 내로남불 4인방이라 부른다.

예전에 봤던 낯익은 장면이다. 문재인 정부가 ‘투기와의 전쟁’을 벌이던 2018년 7월 청와대 대변인은 대출 10억원과 상가 보증금을 끼고 투자 원금의 3배가 넘는 25억원짜리 상가 주택을 구입했다. 1년도 안 돼 10억원이 넘는 평가 차익이 생겼다. 국민권익위에서 투기 의혹이 있다는 지적을 받고 탈당 권유를 받은 민주당 의원은 12명이었다. “부동산 문제에 관한 한 우리 정부는 자신 있다”고 했던 문 대통령은 머쓱했을 것이다.

사람들이 자산을 가지려는 욕구 속에는 ‘본원적 수요’와 ‘투기적 수요’가 합쳐져 있다. 아파트가 식구 구성에 맞는 구조인지, 직장이나 학교와 가까운 입지인지를 따지는 게 ‘본원적 수요’, 몇 년 후 처분할 때 가격이 오를지 안 오를지 고려하는 게 ‘투기적 수요’다. 두 가지를 함께 저울질해서 아파트를 고른다.

우리나라 국민의 보유 자산 중 부동산 비율이 75% 내외다. 거의 전 재산이 부동산 형태다. 노후 대비나 자식에게 물려줄 생각을 하자면 보유 부동산 가치 변동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이런 평범한 국민들의 본성이 바로 ‘투기적 수요’고, 수백만 국민의 투기적 수요가 합쳐져서 부동산 시세를 만든다.

좌파 정권은 집값 급등을 부추기는 극소수 투기 세력이 따로 있는 것처럼 악마로 몰아간다. “강남 땅 부자들이 한 푼도 불로소득을 챙기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벼른다. 집을 사지도, 보유하지도, 팔지도 못하게 정책을 편다. 대출을 조이고, 갭 투자를 금지하고 취득세, 보유세, 양도소득세를 올린다. 부동산 차익이 생길 수 있는 재건축, 민영주택을 금지한다. 공급이 꽁꽁 막히니 집값이 치솟을 수밖에 없다. “때려잡겠다”던 강남 아파트 주인들은 더 배를 불린다. 한 푼 한 푼 모으며 내 집 꿈을 키우던 2030 세대는 지붕 위만 쳐다보며 한숨짓는다. “투기꾼 소탕”을 외치던 사람들이 아파트 재테크로 재미를 봤다는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민심은 폭발한다.

부동산 전쟁이 선포될 때마다 반복되는 드라마다. 전편, 속편으로도 모자라 3편까지 등장했다. 입으로 하는 말과 손으로 하는 행동이 딴판인 것은 좌파들의 타고난 DNA인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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