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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칼럼-김선걸 매일경제 논설실장] 기업이라는 비대칭 전력(戰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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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1회 작성일 2025-10-22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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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둠' 소신도 바꾼 혁신기업
인류의 미래를 써내려간다
이젠 국방마저 기업이 좌우
절체절명으로 기업 아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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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걸 논설실장

눈에 띄는 기사였다.

"미국 경제는 거품이 아니며 잠재성장률이 4%까지 오를 수 있다." 비관론의 대명사인 '닥터 둠'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의 진단이다. 그래서 더 의외다.

근거로 꼽은 것은 기술 혁신. 인공지능(AI), 로보틱스, 양자컴퓨팅 같은 파괴적 기술이었다. 그는 "민간 부문 역동성이 너무 강해 관세 정책(과 같은 장애물들)을 압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미국의 기술 혁신이 인류를 인공지능 혁명으로 이끌고 있다. 농업 혁명-산업 혁명-정보 혁명에 이은 문명 전환 차원의 변혁이다.

기술은 대부분 민간에서 나온다. 여기서 '민간'이란 기업을 뜻한다. 테슬라, 엔비디아, 팰런티어 등 미국 기업들이 인류의 미래를 써 내려가고 있다. 그 역동성에 결국 닥터 둠마저 소신을 꺾은 것.

4%라는 숫자도 인상적이다. 한때 한국의 성장률이 10%를 넘나들던 시절, 필자는 경제부처를 출입하며 기사를 썼다. 11.5%(1999년), 8.9%(2000년) 4.3%(2001년), 7.9%(2002년)로 이어졌다(물론 외환위기 직후 1998년 -5.1%의 충격도 있었다).


당시 미국 경제는 1~4%대로 절반에도 못 미쳤다. 당시 경제학자들과 "항공모함처럼 육중한 미국 경제가 1% 성장하는 것도 대단하다"는 대화를 하곤 했다.

바로 그 미국 경제가 지금 4%대 잠재성장률, 즉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지 않고 도달할 성장률을 넘본다. 한국 경제는 0%대로 주저앉았는데 말이다.

육중한 코끼리가 표범보다 빨리 뛰는 가상현실 같다. 결국 핵심은 기술 혁신과 생산성 향상이다.

그런데 최근 기업의 기술 혁신은 또 다른 중대한 의미로 부각된다. 한 국가의 존망을 좌우하는 국방력과 관련해서다.


최근 팰런티어 소프트웨어를 도입한 기업 경영진을 만났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한국 대통령이 안보를 위해 가장 먼저 찾아야 할 곳은 스페이스X와 팰런티어다. 스타링크는 8000여 개 위성으로 적의 움직임을 파악하고, 팰런티어는 적의 수장과 무기의 동선을 파악해 타격 지점을 알려준다. 이 두 기업이 우리 편이라는 사실만으로 적은 전쟁을 포기할 것이다."

팰런티어 소프트웨어를 설계·생산·물류까지 적용하는 사람의 말이다. 피부에 와닿는다. 실제 우크라이나전에서 팰런티어의 '고담 시스템'은 위성, 드론 영상은 물론 감청 데이터까지 분석해 타격 목표를 파악하고 전세를 뒤집었다.

세계 정세가 점점 제국주의 시대를 닮아 간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 이후 가속화되는 구도다. 


'힘'이 모든 걸 좌우하는 시대. 국력의 기반이 되는 경제력은 기업에서 나온다. 무력을 좌우하는 기술 혁신도 기업이 주체다.

마스가(MASGA)가 대표 사례다. 상선을 건조하는 한국 기업에 미국이 군함 제조를 도와 달라고 요청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식에 빅테크 기업인들을 앞줄에 세웠다. 정부 개혁의 수장을 기업인에게 맡기기도 했다. 겉으로라도 기업인의 중요성을 국민 앞에 알린다. 미국 기업의 약진이 관련이 없을까.

며칠 전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기업인들을 초대해 골프를 쳤다. 같은 시각, 한국 국회에선 국정감사에 기업인들을 불러 면박을 주겠다고 공언했다.

한국은 대표적인 기업의 나라다. 반도체, 자동차, 조선 등 밸류체인을 갖춘 드문 나라다. 미국 못지않은 좋은 환경이다. 그런데 기업인들을 괴롭힌다. 감옥에 보내고 청문회에 세운다.

한국을 떠나는 기업인이 늘고 있다고 한다. '반기업'을 외치는 사람들에게 묻는다. 그들이 원하는 나라는 과연 어떤 모습인가.

[김선걸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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