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칼럼-남궁창성 강원도민일보 이사 겸 미디어실장] 방위병 출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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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37회 작성일 2025-07-21 09:38본문
나는 방위병 출신이다. 1987년 초겨울 입대했다. 아니 소집됐다. 군 복무중 서울올림픽이 열렸다. 국가적 이벤트가 성공 개최될 수 있도록 국방 최일선에서 소임을 다했다. 88팀스피리트 훈련에 참가한뒤 1989년 봄 상병으로 제대했다. 아니 소집 해제됐다. 복무기간은 18개월이었다. 대학 재학중 교련 과목을 성실히 이수한 덕분에 3주간 면제를 받아 17개월하고 한 주를 더 근무했다.
근무처는 육군 제2218부대, 제2군단 사령부 인사처 부관부다. 소집 당시 사령관은 민경배 중장이다. 해제 당시 사령관은 천용택 중장이다. 홍천 출신의 민 사령관은 그뒤 육군 대장으로 진급해 제2야전군사령관으로 근무했다. 노태우 정부에서 국가보훈처장을 역임했다. 완도 출신의 천 사령관은 전역후 정치인으로 변신했다. 국회의원을 거쳐 고향 선배인 김대중 정부에서 국방부 장관과 국가정보원장으로 출세가도를 달렸다.
이제는 말할 수 있다. 내 임무는 2군단 산하 직할부대를 비롯해 7사단, 15사단, 27사단, 제2포병·제2공병여단 소속 방위병 인사관리였다. 신병 훈련이 끝나면 직속 상관과 함께 짚차를 나란히 타고 화천 오음리 부대로 이동해 신참들에게 배속 부대를 통보했다. 그 외 의전 행사시 부관과장의 권총 출고와 입고, 직할부대장 휴가증 날인, 군단 헬기 이동시 상급 부대인 제1야전군사령부 보고 등의 임무를 수행했다. 37년 전 일이다.
국방부 장관에 방위병 출신의 안규백 의원이 내정됐다. 복무 기간이 14개월이던 1983년 소집돼 22개월을 근무했다고 한다. 전직 방위병 인사 관리자로서 가사(家事) 등에 의한 단축 근무는 있었지만 연장 근무는 처음 듣는 얘기다. 상관 없다. 중요한 것은 따로 있다. 민간 출신의 방위병 선배가 국방부 수장이 된다는 점이다. 그는 국회 국방위원회 간사와 위원장을 역임했다. 내정 통보를 받고도 4성(星)이 아닌 3성 장군 출신이라고 장관이 되지 못하던 시대가 있었다. 시대착오적인 비상 계엄이 만든 세기적인 격변이다.
남궁창성 미디어실장
출처 : 강원도민일보(https://www.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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