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칼럼-남궁창성 강원도민일보 이사 겸 미디어실장] 니가 가라, 하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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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32회 작성일 2025-05-26 10:20본문
1984년 여름, 하와이에 있었다. 해외 여행이 자유화되기 5년 전 일이다. 대학이 학생들에게 견문을 넓혀주기 위해 마련한 연수에 참가했다. 미 동서센터(the East-West Center)에서 공부하고 홈스테이도 했다. 어린 나이에 소중한 경험을 한뒤 귀국길에 오르며 언제나 다시 올까 생각했다.
27년이 흘러 2011년 여름, 하와이를 갔다. 한국언론진흥재단과 미 국무부가 시행하는 한·미 언론인 교류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워싱턴 D.C.에서 의회, 국무부, 펜타곤을 방문한뒤 뉴욕, 시카고, 휴스턴을 거쳐 마지막 경유지였다. 다시 찾은 동서센터 기숙사에 머물며 미국 언론인들과 친분을 쌓았다. 중간중간 시간을 내 하와이주립대 캠퍼스와 다운타운을 오가며 젊은 시절의 나를 만나곤 했다.
“니가 가라. 하와이”라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다. 2001년 개봉한 곽경택 감독, 유오성·장동건 주연의 영화 ‘친구’ 덕분이었다. 동수(장동건 분)와 준석(유오성 분)의 대화 가운데 나온다. 두 사람은 죽마고우였다. 그러나 서로 다른 조직에 들어가 적이 됐다.
“(준석) 마이 컸네. 동수 /(동수) 원래 키는 내가 더 컷다 아이가?/ 간단하게 말하께 / 복잡하게 말해도 된다 / 친구로서 마지막 부탁이 있어서 왔다 / 부탁해라 / 하와이로 가라. 거기 좀 가 있으면 안 되겠나? 세월이 지나모 다 잊고 잘 지낼 수 있을 기다. 준비는 내가 해줄게 / …. 니가 가라. 하와이.” 준석의 청을 거부한 동수는 결국 살해당한다.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 하와이가 화제가 됐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당내 경선 탈락후 하와이에 머물고 있는 홍준표 전 대구시장을 달래기 위해 태평양을 건너갔다. 만남은 이뤄졌지만 성과없이 무위에 그쳤다.
우물 안 개구리에게 넓은 시야와 큰 포부를 가질 수 있도록 해줬던 하와이. 편벽한 기자에게 높은 안목과 깊은 식견을 갖도록 해줬던 호놀룰루. 와이키키 해변에 우뚝했던 다이아몬드헤드는 지금도 빛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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