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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금감사 칼럼- 김창균 조선일보 논설주간] 당 안팎 젊은 세대들이 보수 영토 넓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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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8회 작성일 2025-05-15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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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이 만든 힘겨운 대선판
親尹은 막장까지 더해
배신자 엮어 내치고
30% 보수만 뭉쳐선 안돼
여러 기회 놓친 보수 혁신
3040이 앞장서 새판 짜라
 


 

김재섭 도봉갑 당협위원장(오른쪽)과 함께 포즈를 취한 이준석 후보. / 김재섭 의원

김재섭 도봉갑 당협위원장(오른쪽)과 함께 포즈를 취한 이준석 후보. / 김재섭 의원
19일 앞으로 다가온 대선에 대해 사람들이 궁금해하지 않는다. 판세를 묻는 전화도 없고, 저녁 자리에서도 화제에 오르지 않는다. 대선 얘기를 꺼내면 “입맛 떨어지게…” 눈총 받을 분위기다. 주변에 보수 지지층이 많아서 그럴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대선판을 그렇게 만들어 놓았다. 그에 더해 친윤 진영은 국민의힘 경선과 단일화 과정에서 볼썽사나운 막장 드라마까지 연출했다.

선거가 심드렁해지니 관련 기사도 주목을 못 받는다. 요 며칠 새에는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 인터뷰가 눈길을 끌었다. 김 의원은 “가장이 집에 불 질러놓고 ‘불 열심히 끄라’고 훈수 두는 것이냐. 무책임하고 한심하다”고 했다. 윤 전 대통령이 국민의힘을 향해 ‘단결해야 한다’고 주문한 데 대한 코멘트다. 국민의 힘을 궤멸시킨 당사자가 제3자처럼 훈수를 두니 화가 난다는 거다. “내 심정을 대변해 줬다”고 느낀 독자가 적지 않았을 것이다. 목소리 큰 광장 보수 눈치 보는 당 지도부에게선 들어본 적 없는 얘기다.

1987년생 김 의원은 국민의힘이 수도권에서 전멸한 지난 총선에서 최험지인 서울 도봉갑에서 당선됐다. 그런 지역구에서 살아남으려고 발버둥치다 보면 선거에서 51%를 득표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게 된다. 국민의힘 공천이면 당선되는 영남·강남 지역구 의원들은 민심엔 관심 없고 당심만 좇는다. 그래서 30% 내외 보수끼리 “똘똘 뭉치자”고 한다. 당 대신 자신들의 미래를 챙기는 소리다.

지지율 50%를 넘나드는 야당 대세론 후보, 용궁 갔다가 가까스로 생환한 집권당 후보의 출사표는 신문 제목만 훑었다. 굳이 공들여 기사까지 읽어야 하나 싶다. 지지율 한 자릿수인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 출마 선언은 생방송으로 시청했다. 1985년 3월 31일생, 가까스로 피선거권이 생긴 마흔 살 청년이 던지는 메시지가 궁금했다. 이 후보는 “대선이 2년 앞당겨 열리게 된 책임은 국민의힘에 있다. 계엄령이 아니라 계몽령이라고 우기는 세력을 심판해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을 향해서도 “당대표 하나 지키겠다고 수십 번의 탄핵과 불체포특권을 악용하고 사법부까지 겁박하는 세력에게도 응분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이번 대선의 본질을 그대로 드러냈다. 자기 얼굴에 각자 검댕이를 묻힌 양당 대선 후보는 할 수 없는 일이다.

“이번엔 개혁신당에 표를 주겠다”는 사람을 여럿 봤다. 국민의힘 당적을 파서 개혁신당으로 갈아탔다는 30대 보수도 있다. 당원 수가 지난 열흘 새 8만명에서 9만3000명으로 늘었다고 한다. 국민의힘 최종 경선이 끝난 날부터 급증한 셈이다. 국민의힘 ‘삽질 정치’에 실망해서 홧김에 벌이는 일일 수 있다. 대선이 가까워지면 양강 후보로 표가 쏠리면서 개혁신당은 쪼그라드는 게 상식이다. 그러나 마음 한구석에선 사표(死票)가 되더라고 이준석에게 표를 던져 ‘낡은 보수 대(對) 가짜 진보’의 대결 구도에 균열을 내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이번 대선에서 이준석이 얻을 성적표는 점치기 힘든 관심 목록으로 떠오른다. 이준석 후보는 ‘동탄 대첩 속편’을 선보이겠다고 벼른다. 작년 4월 총선에서 경기 화성을 동탄에 출마한 이 후보는 선거 20일 전 여론조사에선 지지율 20%로 3위에 처져 있었지만 선거 결과 득표율 42%로 역전승했다.

구태 보수의 유통기한이 다했다는 경고음은 오래전부터 들려 왔다. 반세기 전 ‘한강의 기적’ 신화에만 매달려온 보수 주도 세력을 교체해야 했다. 그러나 지지층은 ‘바꿔 보자’는 사람들에게 배신자 프레임을 씌워 처형했다. 시대 흐름을 거스른 그 반동이 윤석열의 계엄 선포를 불러들였다. 그래서 보수는 두 번째 탄핵 폭탄을 맞고 ‘그라운드 제로’ 상태다.

4년 전 30대 당대표를 맞으며 2030과 6070이 공존하는 보수 르네상스가 열리는 듯 싶었다. 진보 쪽 사람들이 “겨울이 오고 있다”고 불안해했다. 윤 전 대통령은 황금 시대 첫 문을 여는 그 행운을 독단과 폭주로 스스로 걷어찼다. 그렇게 쪼그라든 보수 텃밭만 지키고 다져선 미래를 기대하기 힘들다. 갈아 엎어서 영토를 넓혀야 한다. 어쩌면 이번 대선 승패보다 더 중대한 과제일 수 있다. “젊은 세대가 기득권을 밀어내야 무너진 보수 세력을 재건할 수 있다”는 김재섭 의원의 말에 동감한다. 당 안쪽에서 김재섭 세대가, 당 밖에선 이준석 후보가 그 일을 해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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