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칼럼-남궁창성 강원도민일보 상무이사 겸 미디어실장] 대발이 아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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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1회 작성일 2025-12-01 09:40본문

중국 진시황, 독일 히틀러, 이탈리아 무솔리니, 루마니아 차우체스코를 합친 독재자가 있었다. 1991년 11월부터 1992년 5월까지 집권하고 사라졌다. MBC 주말연속극 ‘사랑이 뭐길래’ 주인공, 대발이 아버지 이야기다.
최고 시청률 64.9%, 평균 시청률 59.6%를 기록했다. 주말 저녁 모든 국민들을 텔레비전 앞으로 소환했다. 인터넷, 유튜브, 넷플릭스 등이 없던 시절, 우리들을 웃기고 울렸다. 인기는 수출로 이어졌다. 국산 드라마 사상 처음으로 중국에 진출했다. 1997년 6월부터 그해 12월까지 지친 인민들에게 잠시나마 웃음을 선사했다.
보수적이고 가부장적인 남자, 대발이 아버지 이병호 사장이 주인공이다. 아들 대발과 진보적이며 수평적인 남자 박창규 집안의 딸, 지은이 결혼을 하면서 벌어지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사실적으로 재미있게 그렸다. 이병호는 거칠 것 없는 폭군이자, 남자는 높고 여자는 낮다는 구시대적인 사고를 쉴 새 없이 방출해 공공의 적이 된다.
참 모습은 다르다. 자린고비라고 손가락질을 받지만 자신이 운영하는 인쇄소 직원들을 위해 탁아소를 짓는다. 불우한 이웃을 위해서는 망설이지 않고 성금을 턱턱 낸다. 며느리를 위해 낡은 부엌을 리모델링한다. 푸세식 화장실만 있던 집에 수세식 화장실과 현대식 욕조도 마련한다. 마지막 장면에서는 병들어 누운 아내를 위해 밥을 지으러 쌀을 직접 씻는다. 그는 천생 따뜻한 남자였다.
대발이 아버지, 이순재 선생이 하늘의 별이 됐다. 식민지 조국에서 태어나 6·25를 거치는 등 굴곡진 한국 현대사를 온몸으로 살아냈다. 1956년 ‘지평선을 넘어’라는 연극 무대에 선 후 70년 동안 삶의 무게와 함께 기쁨도 알게 해줬다. 고인은 1년 전 KBS 연기대상을 받았다. “이 상은 나 개인의 상이 아니에요. 시청자 여러분! 정말 평생 동안 신세 많이 지고 도움 많이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우리네 아버지를 빼닮았던 고인의 마지막 인사였다. 선생의 영원한 안식을 기원한다.
남궁창성 미디어실장
출처 : 강원도민일보(https://www.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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