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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칼럼-남궁창성 강원도민일보 이사 겸 미디어실장] 한산도(閑山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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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30회 작성일 2025-04-28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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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리로 혼란스러운 나머지 그리운 마음이 간절한데 편지를 받고 보니 위안이 되는 마음이 더욱 컸습니다. 저는 괴로운 진중에서 나라의 은혜가 망극하여 품계가 정헌대부에 오르니 감격한 마음이 그지없습니다. 호남은 국가의 울타리이니 만약 호남이 없다면 곧 국가가 없는 것입니다. 이런 까닭에 어제 한산도에 나아가 진을 치고 바닷길을 막을 계획을 세웠습니다. 전쟁을 끝내고 훗날 평소 유람하던 회포를 실컷 풀 수 있을까요? 편지를 쓰려하니 슬픈 마음만이 간절할 뿐입니다.’

1592년 임진왜란이 터지고 이듬해 7월16일 이순신(李舜臣·1545~1598년) 장군이 사헌부 지평 희암(希庵) 현덕승(玄德升·1564~1627년)에게 보낸 편지다.

이순신은 1593년 6월 제2차 견내량 전투에서 승리를 거두고 7월14일 진영을 여수에서 한산도로 옮겼다. 일본군의 전라도 진격에 대비해 한산도를 지켜 내륙 방어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전략이었다. 이런 시점에 현덕승의 편지는 큰 위로가 됐다. 1년 전 견내량해전에서 승리해 정헌대부에 승급된 일을 회고하며 호남 수호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러면서 하루빨리 전쟁을 끝내고 평소 같이 노닐던 회포를 풀고자 하는 바람도 드러내고 있다.

2016년 여름 한산도에서 이틀을 묵었다. 통영에서 배로 20분 들어가면 한산도(閑山島)다. 저녁 6시30분 막배가 떠나고 나면 섬은 다음날 첫배가 들어오는 아침 7시30분까지 물새, 달빛, 바람이 주인이다.

남도에 병이 깊었던 기자는 섬에 머물며 김상영(金尙映) 제승당관리사무소장의 안내로 충무사(忠武祠)에 모셔진 충무공(忠武公) 영정에 분향했다. 수루(戍樓)에 올라 서는 한산의 물새들을 불러 모으기도 했다. 공이 부하 장수들과 활 시위를 당기던 한산정(閑山亭)에서는 마음 속으로 과녁을 향해 활을 힘껏 날려 보냈다. 모두 어제 일 같다.

9년 전 충무사에 피어 오르던 향(香)이 하늘하늘 공(空)으로 되돌아갔다. 오늘이 충무공 탄신 480주년이다.

남궁창성 미디어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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