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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진 칼럼

[회원칼럼-황정미 세계일보 편집인] 쇼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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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86회 작성일 2023-11-21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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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용 물갈이론, 신당설 무성
정치판 바꿀 기회라며 시작한
선거제 논의는 거대 양당 뜻대로
기득권 카르텔에 제도 퇴행 위기

물갈이론이 커지고 신당 창당설이 떠도는 걸 보니 선거철이 돌아온 모양이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선에서 참패한 국민의힘은 인요한 혁신위가 던진 중진·대통령 측근 불출마·험지 출마론으로 뒤숭숭하다. 인 위원장은 “희생의 결단을 내려 달라”고 요구했는데 ‘희생 없는 정치는 국민을 감동시키지 못한다’는 정치 불문율을 따른 것이다. 국민을 감동시키려면 깜짝 놀랄 정도의 파격이 동반돼야 한다. 더욱이 투표로 정치 효능감을 누려온 우리 국민의 눈높이는 대단히 높다.

역대 총선에서도 여론을 의식한 물갈이론은 단골 메뉴였다. 절반 안팎의 초선 의원들이 4년 주기로 여의도에 입성했다. 이 정도 물갈이 비율은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꽤 높은 편이다. 그런데도 국회는 정부 기관 중 국민들의 신뢰도(24.1%)가 가장 낮다.(통계청, 2022 한국의 사회지표) 여의도에 새 인물들이 들어와도 정치는 달라지지 않는다는 걸 체감한 탓이다.

황정미 편집인

국민들이 원하는 정치개혁 1순위는 뭘까. 기득권을 누려온 정치인 퇴진을 바라는 이들이 많긴 하다. 하지만 특정 세력이 빠지고 난 자리는 또 다른 집단이 채웠다. 여당은 친이(친이명박)-친박(친박근혜)-친윤(친윤석열) 그룹으로 이어졌고, 야당에서는 동교동계를 586운동권 세력이 대체하더니 이제 친명(친이재명) 시대다. 불체포특권과 같은 시대착오적 특권 포기? 이재명 사례에서 보듯 법적 구속력 없는 공언(空言)일 뿐이다.

이쪽도 저쪽도 싫다는 무당층 비율이 30∼40%에 달한다. 이들을 포함한 다수 국민이 바라는 정치개혁은 싸움판으로 변질된 정치를 바꾸라는 것이다. 지금처럼 거대 1, 2당이 상대당에 대한 비호감에 기대어 ‘적대적 공존’을 지속하는 한 생산적인 합의 정치는 불가능하다. 최근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21대 국회 역할에 대해 응답자의 80%가 ‘잘 못했다’고 평가했다. 100점 만점 기준에 전체 평점 42점에 그쳤다.


극단적인 대결정치 틀을 바꾸겠다고 시작한 게 선거제 개편 논의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마지막 정치 인생을 걸었다”며 드라이브를 걸었지만 19년 만의 국회 전원위원회 개최, 헌정사상 첫 시민참여단 활동에도 불구하고 진전이 없다. 선거제 개편안을 논의할 국회 정개특위는 활동 기한을 아예 내년 5월29일로 연장했다. 의원 정수(300명)와 소선거구제는 현행 유지쪽으로 가닥을 잡고, 비례대표 선출 방식이 남은 쟁점이다.

정개특위가 2월 발표한 국민 인식조사 결과에서 응답자들은 선거제 개편이 필요한 이유로 △국민의 다양성 반영(29.9%) △정책국회로 발전(23.4%) △대결정치 해소(21.7%) △비례성 강화(9.4%)를 꼽았다. 표현은 각기 다르지만 1, 2당 주도의 정치판을 바꾸자는 뜻이다. 현재 두 당 협의로 이뤄지는 선거제 개편 방향은 거꾸로다. 여당은 정당 득표율에 비례해 비례대표 의석을 나누는 ‘병립형’으로 되돌아가자는 입장이다. 그렇게 되면 지난 총선처럼 굳이 비례용 위성정당을 만들 필요가 없다.

문재인정부에서 소수 정당과 ‘준연동형’(비례 의석수를 지역구 의석수와 정당 득표율에 연동)을 밀어붙인 민주당은 겉과 속내가 다르다. 대놓고 제도를 폐기하자고는 못 하지만 계산은 자신들에 유리한 쪽으로 기운 것 같다. 당 일각에서 나오는 ‘단독 200석’ 주장이 대표적이다. 거대 정당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병립형을 전제하지 않고 얻기 힘든 의석수다. 소수 정당들로부터 배신자 소리를 듣더라도 무소불위 의석으로 이재명 체제를 지키겠다는 게 친명 측 기류다.

비례 의석마저 병립형으로 마무리되면 선거제는 개혁은커녕 과거로 회귀하는 꼴이다. 제3당이 몸집을 키울 가능성도 작아진다. 거대 양당은 지난 총선에서 나란히 위성정당을 만들어 선거제를 무력화했다. 이번에도 ‘기득권 카르텔’로 정치판을 바꿀 제도적 변화를 가로막고 있다. 그래 놓고 물갈이, 새 인물 영입, 특권 포기와 같은 ‘화장술’로 국민들을 현혹한다. 제도는 퇴행하는 데 쇼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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