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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칼럼-선우정 조선일보 편집국장] 학폭 아빠, 조폭 삼촌, 개딸들의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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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400회 작성일 2024-02-22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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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단계마다 주위를
값싸게 만들고 있다
민주당이 그렇게 됐다
이러다가 나라 전체가
싸구려가 될 것이라고
걱정하는 사람이 많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정청래 최고위원과 대화하고 있다. 정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재명은 죽지 않는다"고 썼다./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정청래 최고위원과 대화하고 있다. 정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재명은 죽지 않는다"고 썼다./뉴시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그제 스타일을 구긴 직후 정청래 의원이 자기 페이스북 ‘정청래의 알콩달콩’에 대형 고딕체로 글을 올렸다.

“분노할 때 분노하고 일어설 때 함께 일어섭시다. 그래도 내일의 태양은 떠오릅니다. 이재명은 죽지 않습니다. 눈물 나게 미안하고 미안합니다.” 개딸을 향한 선동인지, 이 대표를 향한 아부인지, 둘 다인지 모르겠지만 민주당에서 올라온 글 중에 가장 절절하고 비장했다.

정 의원이 ‘학폭 아빠’로 재소환된 게 전날이다. 국가수사본부장 내정자가 아들의 학폭 문제로 낙마하자 몇 년 전 정 의원 중학생 아들의 동료 여학생에 대한 강제 추행, 음란 문자 발송 사건이 다시 거론됐다. 성인이었다면 실형을 받았을 죄질 나쁜 학폭이다. 부모라고 자식의 잘못을 일생 책임질 수 없다. 정 의원도 그렇다. 문제는 성추행 이후 가해 아들을 몇 년 동안 피해 여학생과 같은 학교에 다니도록 방치했다는 것이다. 학폭 당시 그는 국회의원이었다. 이것은 부모 정 의원의 책임이다.

국수본부장 내정자는 아들 학폭 문제 자체 때문에 하루 만에 물러난 게 아니다. 공직자 신분으로 아들을 싸고돌면서 학교의 강제 전학 조치에 법 논리를 내세워 저항한 사실 때문이었다. 그의 낙마엔 양면성이 있다. 윤석열 정부 인사 검증 시스템의 중대한 결함을 드러냈지만, 동시에 최소한의 규율과 도덕이 이 정부에선 작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해줬다.

민주당엔 이런 규율이 왜 작동하지 않을까. 정 의원은 민주당 수석 최고위원이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이다. 이 지위까지 오르는 중요 순간에 민주당에서 정 의원 아들의 문제가 제기됐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2017년 언론에 공개된 범죄인데도 그렇다. 아들의 비행 문제를 일생 족쇄로 차고 사는 국민의힘 어느 의원과 비교하면 민주당의 도덕 기준은 정치권 상식과 다르다. 일반 상식은 말할 것도 없다. 나는 이것이 민주당 위기의 본질이라고 생각한다.

이재명 대표에 대해 도덕을 따지는 건 무의미하다. 무엇이든 너무 흔하면 의미가 없어진다. 그의 도덕 문제가 그렇지만 지금도 주목할 만한 몇 가지는 남아있다. 이 대표의 일명 ‘형수 욕설’ 파일엔 “녹음해서 공개해 봐”란 말이 녹음돼 있다. 형수에게 욕을 한 다음 ‘내 욕설을 공개하고 싶으면 하라’며 큰소리친 것이다. 성남시장 때였다. 누구나 천박한 본성이 있다. 하지만 꿈이 있는 사람은 홧김에 본성을 드러냈더라도 이내 감추려고 한다. 그런데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인데도 “공개하라”고 했다. 꿈이 없는 사람, 자신의 값어치를 싸게 매기는 사람만이 이런 반응을 보일 수 있다.

이 대표는 자기가 “인권 변호사”라고 말한다. 동시에 그는 성남 국제마피아파 조직원을 변호한 조폭 변호사였다. 조폭 조카, 살인마 조카를 변호한 사실은 유명하다. 친족 중엔 이런 사람도 있을 수 있다. 조폭도, 살인마도 변호해야 한다는 주장에도 일리가 있다. 하지만 변호사라고 무조건 하지 않는다. 친족이라면 더욱 그렇다. 꿈이 있는 변호사는 몸을 함부로 굴리지 않는다. 그가 ‘조폭 삼촌’ ‘살인마 삼촌’이라서 문제 삼는 경우는 드물다. 그제 사퇴한 국수본부장 내정자처럼 법률가의 법 논리로 조폭 조카, 살인마 조카를 싸고돌았기 때문에 비판하는 것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과 대북송금 의혹의 핵심 인물로 꼽혀 온 김성태 쌍방울그룹 전 회장이 1월 17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서 수원지검으로 이송되고 있다./고운호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과 대북송금 의혹의 핵심 인물로 꼽혀 온 김성태 쌍방울그룹 전 회장이 1월 17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서 수원지검으로 이송되고 있다./고운호 기자

이 대표에겐 인생의 서사가 있다. 인생의 서사는 꿈을 매개로 승화시켜야 정치적 자산이 된다. 그는 승화에 실패했다. 꿈이 아니라 욕망만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의 정치는 늘 이권을 사고파는 흥정에 머물고 있다. 성남시장 8년 동안 그의 주위엔 전국 최강 투기꾼만 모여들었다. 그들이 성남에서 해먹은 돈이 8000억원에 이른다. 경기지사 4년 동안은 조폭이 꼬였다. 대북 사업을 조폭이 하리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나. 대선 결과가 달라졌다면 ‘조폭 재벌’ 얘기도 나왔을 것이다. 그동안 그의 주변에 지식인, 예술인이 모였다는 소리도 들어보지 못했다. 그는 단계마다 주위를 값싸게 만들고 있다. 민주당은 그제 싸구려가 됐다. 언젠가 나라가 그렇게 될 것이라고 걱정하는 사람이 많다.

민주당에선 이 대표 문제를 “사법 리스크”라고 한다. 나는 ‘도덕 리스크’가 본질이라고 생각한다. 평범한 규범이 민주당에선 작동하지 않는다. 맹목적 지지자가 두려워 눈을 감다가 여기까지 온 것이다. 규범이 작동했다면 이 대표는 당대표가 되지 못했을 것이다. 그가 정통 야당 대표로 정말 어울린다고 생각하나. 이 대표의 도덕 문제는 윤 정권과 아무 상관 없다. 정권과의 대결이 아니라 민주당 스스로 해결해야 할 문제다. 현 정권이 가장 원하는 야당은 학폭 아빠, 조폭 삼촌, 그리고 개딸들이 설치는 민주당이다. 민주당 사람들도 대부분 알 것이다.

원문보기 : https://www.chosun.com/opinion/column/2023/03/01/LW5URX3ONRECDMC3UAPSDKQJGI/?utm_source=naver&utm_medium=referral&utm_campaign=naver-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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