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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칼럼-권혁순 강원일보 논설주간] ‘가왕’ 조용필

작성일 25-10-13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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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조남원 기자



“노래하다가 죽는다면 얼마나 행복하겠어요. 그게 제 꿈이죠.” ‘가왕’ 조용필은 담담했다. 지난 6일 KBS-2TV에서 방송된 ‘KBS 광복 80주년 대기획-조용필, 이 순간을 영원히’를 위해 제작진과 가진 사전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이다. 이번 방송은 올 9월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공연 ‘조용필, 이 순간을 영원히’를 방영한 것으로, 추석 연휴를 맞아 국민을 위해 제작진과 조용필이 함께 몇 달간 머리를 맞대고 준비한 작품이었다. 최고 시청률은 18.2%까지 치솟았다. 조용필이라는 이름은 한국 대중음악의 한 세기를 통째로 증언한 시간의 다른 이름이다. 인생의 무게를 견디며 끝내 자신을 지탱한 단 하나의 신념 ‘노래’ 그 자체였다. 그의 목소리는 세월의 주름 속에서도 흐려지지 않았다. 오히려 더 단단해졌다. 수많은 계절이 바뀌고, 수많은 유행이 흘러갔지만, 조용필은 그 자리에 있었다. ▼노래 부르기 57년의 세월 동안 그가 건넌 길에는 영광만큼이나 침묵의 계절이 많았다. 대중의 기억은 늘 현재를 향하지만, 그는 한결같이 자신만의 박자를 놓지 않았다. 한때 ‘고리타분하다’는 평가를 받던 그가 다시 무대에 오르자 세대가 달라진 팬들이 함께 ‘떼창’을 했다.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변했지만 진짜 음악은 늙지 않는다는 것을 조용필은 무심히 증명했다. ▼‘수불석권(手不釋卷)’. 손에서 책을 놓지 않는다는 뜻이다. 조용필에게는 그 책이 ‘음악’이었다. 공연을 앞두고 “목소리는 노래 안 하면 늙는다”고 했다. 무대에 오르기 전의 철저한 연습, 작은 음 하나에도 집착하는 완벽주의는 그의 나이와 무관했다. 세월이 그를 늙혔지만, 열정은 도리어 그를 젊게 만들었다. ▼그는 시대가 바뀔 때마다 사람들의 마음을 꿰뚫는 언어를 노래로 대신했다. “그대 발길 머무는 곳에, 내 마음도 머물고 싶어라.” 그의 가사는 사랑의 노래이자, 우리 모두의 추억이었다. ‘이 순간을 영원히’라는 공연 제목처럼 그는 지금 이 순간에도 노래 속에서 살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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