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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렬 칼럼/9.1] 한심한 보수, 멍청한 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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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5,307회 작성일 2011-09-02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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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힘이 센 강자가 아닙니다. 그렇다고 두뇌가 뛰어난 사람도 아닙니다. 다만 날마다 새롭게 변화했을 뿐입니다. 그것이 나의 성공비결입니다. Change(변화)에서 g를 c로 바꿔보십시오. Chance(기회)가 됩니다. 변화 속에는 반드시 기회가 들어있습니다.” 세계 IT업계의 거인으로 억만장자 반열에 오른 마이크로소프트(MS) 사 창업자 빌 게이츠는 자신의 성공 비결을 이렇게 말했다.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은 18년 전인 199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캠핀스키 호텔에서 사장단과 유럽 주재원 회의를 주재하며 “나부터 변해야 해. 남 탓하지 말고, 내가 바뀌면 마누라가 바뀌고, 마누라가 바뀌면 자식이 바뀌고 그러면 삼성이 바뀔 수 있어. 왜 못해”라고 질책을 했다. 여기서부터 ‘마누라와 자식만 빼놓고 다 바꾸자’는 삼성의 슬로건이 나왔다. 국내최고 기업인 삼성은 1975년 매출 규모로 볼 때 기업순위 27위에 불과했다. 그런 삼성도 세계를 휩쓸고 있는 변화와 쇄신 물결 속에서 미래를 담보할 수 없게 됐다.



“마누라 자식 빼고 다 바꾸자”



문화인류학자들은 예수가 탄생한 AD와 BC의 전환점부터 영국 산업혁명이 일어난 18세기 중반까지 약 1700여 년간의 변화가 지금은 6개월∼1년 사이에 일어난다고 말한다. 그만큼 세계는 빨리 변화하고 있다. 특히 최근 IT를 중심으로 광속(光速)에 가까운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 캐나다의 미디어 이론가이자 비평가인 마셜 맥루한이 1964년 저서 ‘구텐베르그 캘럭시’에서 ‘글로벌 빌리지(지구촌)’란 말을 처음 쓴 이후 IT 발달로 이제 세계는 한 마을처럼 시간적으로 가까워졌다. 한국에서 인터넷이 상용화된 것이 1994년 6월이다. 지금 인터넷 환경과 비교해 보면 격세지감(隔世之感)이다.



세계적 신용평가사인 S&P에 따르면 세계적 기업들의 평균 수명이 15년이라고 한다. 미국 포천지 보도는 1979년 글로벌 100대 기업 가운데 30년 뒤에도 생존한 기업은 32곳에 불과하다고 했다. 한국기업의 평균 수명은 더 짧은 10년이다. 50년 전 국내 100대 기업 가운데 현재까지 생존한 기업은 7개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1997년 IMF 외환위기의 쓰나미 속에서 천년도 갈 것 같던 대기업들이 모래성처럼 도산을 했다. 반면 세계 시장의 흐름을 감지하고 대비한 기업들은 살아남았다.



변화에 성공한 세계적인 대표 기업은 듀폰이다. 듀폰은 1802년 설립돼 최초로 합성섬유인 나일론을 개발해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 이후 변신을 거듭해 2004년 섬유사업 부분을 매각하고 현재는 기후변화에 착안, 종자(種子)회사인 파이오니어를 사들여 식량산업으로 업종을 전환했다. 한국에서 가장 변신에 성공한 기업은 두산이다. 주력업종을 식품에서 중공업분야로 완벽하게 바꿨다. 최근 구글이 세계적인 통신기기 제조회사인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인수했다. 세계적인 PC회사인 휴렛팩커드는 영국의 대형 소프트웨어 회사를 M&A하는 등 정보통신기술(ITC) 분야 기업들이 더 빠르게 변신하고 있다.



유일하게 정치만 변화를 거부



눈을 돌려보자.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쇄신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건만 유일하게 아를 거부하는 분야가 한국정치다. 보수와 진보의 이념적 대립·갈등 속에서 변화와 쇄신을 향한 우보(牛步)조차 내딛지 못하는 하우불이들이다. 한심한 보수, 멍청한 진보들이다. 흐름을 이끌지 못하면 변화의 파도라도 타야 하건만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조차 감지 못하고 있는 아둔함을 보이고 있다. 한때 잘사는 나라였던 필리핀, 버마, 아르헨티나 등은 세계의 변화를 따르지 못해 지금은 3류 국가로 전락했다. 현재는 그때보다 더 빨리 세상이 변화하고 있다. 세계 경제 15위권 내외인 한국도 10년 뒤에 3류 국가로 추락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이강렬 논설위원 ryo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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