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형 칼럼/8.25] 삼성에 없는 것들 > 공지사항

본문 바로가기
회원가입    로그인    회원사 가입      

공지사항

공지사항

[김세형 칼럼/8.25] 삼성에 없는 것들

페이지 정보

댓글 0건 조회 7,724회 작성일 2011-08-25 09:35

본문


image_readtop_2011_550941_1314198009473132.jpg\"



’이머징마켓’이란 용어를 창안한 앙트완 반 아그마엘(Antoine van Agt-mael)은 5년 전 전세계 진주 같은 기업 25개를 골라 투자를 권유했다. 그중 넘버원의 영광을 차지한 기업이 바로 삼성전자다.



삼성전자 주가가 올해 100만원을 찍고 폭락했다. 애플은 삼성에 타격을 주면서 시가총액은 1300억달러 세계 1위로 솟구쳤다. 애플은 2000년대 초반 삼성계열사 한 곳만도 못했다. 그러나 아이팟, 아이튠스, 아이폰, 이이패드가 연거푸 공전의 히트를 치면서 불과 5~6년 사이 세계 1위로 불끈 솟은 것이다. 한 기업이 세계 1위가 되느냐, 노키아처럼 곤두박칠 치느냐에 소요되는 시간은 5년쯤으로 줄었다.



나이 40세도 안되는 래리 페이지 구글 창업자가 모토롤라 모바일 사업부를 인수하기로 결정한 날 강태진 서울대 학장은 \"삼성이 큰일\"이라고 우려했다.



그의 걱정은 한국 최고 인재들이 삼성전자, 현대차, 포스코 같은 곳에 입사하지 않고 성형외과 의사로 빠지는 현실에 있다. 현대차는 필요한 연구인력의 65% 선밖에 뽑지 못했는데 더 뽑으면 수준 미달이라는 것이다. 이공계 수재들이 의사로 5년쯤 얼굴을 붙이고 뜯다 보면 머리는 번아웃(burn out) 되고 천재성은 그렇게 낭비되고 만다. 강남 성형외과 의사들의 급여를 알아 보니 월급장이로는 월 1500만원선, 개업의는 4000만~5000만원 선이라고 한다. 월 5000만원이면 연봉 6억원. 최고 인재들의 로망이 연봉 6억원이라….



이들의 진로를 일류기업으로 돌려세워야 한다. 그러자면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는 연봉 6억원이 아니라 수십 억원, 수백 억원이 되는 신화를 즐비하게 만들어내야 한다는 점이다. 삼성뿐 아니라 다른 기업에도 확산이 필요하다. 박지성 선수처럼 80억원을 받는 플레이어가 엔지니어들에게서 나와야 강남 성형외과 몽(夢)이 시정될 것이다.



둘째, 기업문화의 문제다. 관료주의 풍토에 못견뎌 한다. 삼성전자에 들어간 서울대 출신 중 50%가 3년 내에 퇴사한다고 강태진 학장은 말한다. 외국에서 스카우트한 S급인재도 착근을 못했다 한다. 애플과 구글에는 있는데 삼성엔 없는 것을 해결해야 한다.



스티브 잡스 전기를 읽어 보면 그는 남에게 월급받는 걸 창피하게 여겼으며 자신이 설립한 애플에서도 연봉 1달러를 책정했다. 한국의 젊은 엔지니어에게 바라는 웅대한 오기(傲氣)다.



현대 세계에서는 기업의 파워가 한 국가의 운명을 결정짓는 시대다(조지 프리드먼). 미국의 파워도 결국 호랑이 같은 기업들에서 나온다. 핀란드 주식시장에서 한때 60%를 차지했다는 노키아가 비실거리고 매물로 나오자 국민의 사기도 땅에 떨어졌다.



이런 관점에서 삼성전자LG전자 포스코 현대중공업 등이 어려워지면 한국의 운(運)도 상투를 친 것이다.



아그마엘은 삼성전자나 칠레의 콘차이토로가 절치부심 20여 년간 고통스럽고 비싼 대가를 치르고 영광의 자리에 올랐다고 평가했다. 정도의 ’앞길’ 경영이다. 그런데 성공신화를 써나가는 데는 ’지름길’과 ’뒷길’이 무척 중요하다고 그는 강조한다. 지름길 경영이란 이번 구글처럼 M&A경영이 필수요소가 됐다는 점이다.



한국 기업들은 지름길 경영을 너무 외면해 풍전등화에 몰린 감이 짙다. 삼성을 위시해 총수들이 과거 몇몇 실패의 쓰라린 기억으로 극력 M&A를 외면한다. 국내 재벌 계열사 간 M&A 경쟁은 엄두도 못낸다. 현대건설 인수 때 삼성 LG 롯데 등 다른 그룹은 모른 채 하는 것을 예의로 알았다. 기껏해야 대우 등 망한 그룹의 잔해물들을 뜯어먹는 식이지 해외서는 엄두도 안낸다. 이는 한국 경제 생태계의 노쇠현상이다. 변화가 필요하다. 이건희 회장이 앞으로 여성을 경영진에 더 많이 기용하겠다고 한 것은 그런 의미에서 좋은 징조다.



[김세형 논설실장]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서울특별시 중구 세종대로 124 한국프레스센터 1311호   전화: 02-723-7443   팩스: 02-739-1985
Copyright ©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All rights reserved.
회원사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