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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렬 칼럼/8.16] 멋있게 늙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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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5,816회 작성일 2011-08-17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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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인터넷에서 읽은 글이다. “아들을 낳으면 1촌이요, 사춘기가 되면 남남이고, 대학 가면 4촌이요, 군대 다녀오면 8촌이더이다. 장가가면 사돈 되고 이민 가니 해외동포이더이다. 장가간 아들은 희미한 옛 사랑의 그림자 되고, 며느리는 가까이 하기에 너무나 먼 당신, 딸은 아직도 그대는 내 사랑이더이다.”



시집 장가 가 아이 낳아 기르고 자녀들을 출가시키고 직장 은퇴해 60세가 넘으면 닥쳐오는 것이 빈곤, 고독, 질병의 3고(苦)다. 자식 가르치느라 가난은 이미 친구가 됐고, 찾아오지 않는 자식이건만 행여 올까 대문만 바라보고, 병원에서 준 약을 보약처럼 먹어도 늘 삭신이 쑤시고 아픈 게 노인들의 삶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30∼69세 남녀 1000명에게 물어본 결과 43.3%가 “90∼100세 이상까지 사는 것이 축복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가장 큰 이유는 ‘노년기가 너무 길기 때문’(38.3%)이라고 답했다. 안 아프고 경제적 여유가 있다면 100세가 문제일까? 55∼60세 전후에 직장에서 퇴직하는 한국인들의 경우 과거 직장생활보다 더 긴 30∼40년의 시간을 노년기로 보내야 한다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생각해 볼 것이 ‘멋있게 늙기’, ‘아름다운 마무리’다.



일본 소설가 소노 아야코씨는 그의 저서 ‘당당하게 살고 싶다’(戒老錄)에서 잘 늙는 법을 말하고 있다. 몇 가지를 소개하면 “푸념하지 말라!”다. 나이를 먹으면 모든 게 섭섭하다. 주변사람이 던지는 의미 없는 말 한마디에도 삐지고 마음 상한다. 그는 “남이 주는 것에 대한 기대를 버리라!”고 말한다. 나이가 먹으면 남에게 받는 것이 익숙해진다. 자식이 주는 용돈에 익숙하지 말고 친구와 손자에게 지갑을 열어야 한다. 늙으면 입은 닫고 지갑은 열라고 했다.



소노 아야코는 ‘쓸데없는 참견을 하지 말라!’고 말한다. 특히 나이 먹은 남성들의 특징은 ‘잔소리’다. 집에서 마누라에게 지청구를 듣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하지 않아도 될 일에 참견하기 때문이다. 또 하나를 보태면 “지난 이야기는 정도껏 하라!”다. 청년은 미래에 살고 노년은 과거에 산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몸이 아프면 가족에게 기대지 말고 간병인에게 맡겨라”다. 그래야 죽어서도 가족들에게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는다. 여기에 법정 스님의 “노년의 아름다움은 모든 일을 담담히 받아들이고 남에게 양보하는 너그러움에 있다”는 말을 덧붙이고 싶다.



이강렬 논설위원 ryo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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