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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형 칼럼/7.8] 론스타가 울린 벨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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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6,737회 작성일 2011-07-08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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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국민을 기분 좋게 한 평창 낭보와는 달리 금융 분야는 생각만 해도 찜찜하다. 금융감독원은 래리 클레인 외환은행장을 불러 배당금 5000억원을 무리하게 배당하지 말라고 특별부탁했었다. 거액의 연봉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 래리는 \"제가 무슨 힘이 있습니까\"라며 퇴짜놨다. MB정부 들어 유독 금융산업은 전혀 발전이 없었으니 그런 망신을 당해도 싸다.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한 2003년 이후 세 차례 매각을 시도했다. 2006년 국민은행, 2008년 HSBC, 그리고 올해 3월 하나은행이 임자로 나섰다.



국민은행과의 계약이 다 된 것 같았으나 3년 만에 5조원 이익을 보는 먹튀론이 결국 주저앉혔다. 처음에 따졌어야 할 인수자격을 뒤지느라, 애당초 외환은행을 너무 헐값에 팔았다는 소송으로 세월을 보냈다.



사실 론스타란 존재는 악마도 천사도 아니며 그냥 샤일록에 가까운 냉혈한 장사꾼이다. 시장의 잣대로만 재면 된다.



따라서 매입 당시 정당한 유자격자였나, 특혜가 없었나 그것만 따지면 그만이다. 카드사태가 터져 외환은행이 망하게 생긴 터에 2조원가량을 집어넣어 살려놓고 보자는 딜(Deal)에 론스타 외에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 론스타로서는 홀랑 날릴 위험까지 무릅쓴 것이다. 씨티그룹 창설자 샌디 웨일이 \"바보들이 볼 줄 모를 때 우리는 성공한다\"고 했듯 론스타는 남들이 못 본 기회를 잡은 것이다.



론스타 계약주체는 펀드자금을 모아 투자한 스팩(spac)이다. 따라서 이미 떠났어야 할 객(客)이다. 그런데 이젠 사정이 좀 꼬여 있다. 외환은행의 외환카드 인수 때 주가조작으로 벌어진 소송이 대법원에서 금년 3월 유죄가 났기 때문이다. 당시 론스타 대리인이 외환은행 경영 적격자인지 문제로 고등법원이 재심 중이다.



대법원이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대로 결말이 나면 금융당국은 6개월 내에 강제매각토록 조치를 발해야 하므로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 권한은 피동적 위치로 바뀐다. 그러면 시간의 옵션게임이 된다. 6개월 내 임자가 안 나와서 지분을 블록세일(bloc sale)이라도 해야 한다면 경영권프리미엄(약 1조5000억원 추산)이 달아날 수도 있다. 기한 내 안 팔면 연간 3000억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이런 사정 때문에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소신없다\"고 몰아붙이기 어려운 것이다.



돌아보면 2008년 8월 HSBC가 나섰을 때 최고의 기회였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주재한 청와대 서별관회의에서 감사원에 \"나중에 문제삼지 않겠다\"는 의견서까지 첨부해서 오케이 사인을 냈다. 그러나 재정부, 금융위에서 서로 핑퐁하는 사이 금융위기가 닥치고 HSBC 측은 \"안 사겠다\"고 발을 빼버렸다.



당시 관료들에게 왜 어물쩍거렸느냐고 물으면 \"지금 벌어지고 있는 저축은행 사태와 흡사하다\"고 말한다. 공무원은 정치, 국회가 무서워 결정을 못내리고 그른 결정이 내려지기까지 정치 입김이 스며든다는 것이다. 한국은 자신의 모습을 거울에서 볼 때다.



첫째, 론스타가 적임자였느냐에 관한 안목에 관한 것이다. 우리는 론스타를 끌어들일 때 개(犬)의 충실을 기대했으나 지금 늑대의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 한국은 안목이 부족하다.



둘째, 글로벌 금융 네트워크 형성, 금융인재 등 총체적 실력 부족이다. 한국의 금융산업 글로벌지수는 3.5%로 UBS나 도이치뱅크의 70%에 비하면 너무 초라하다.



셋째, MB정부가 슬그머니 내려놓은 금융강국 프로젝트를 재가동해야 할 때다. 정권 초반에 야심차게 추진했다가 촛불사태, 리먼사태가 겹으로 닥치자 슬그머니 덮어두고 있다. 큰 실책이다.



넷째, 정치인 시민단체의 안목 없는 참견은 의사결정을 방해한다. 헌법 개정도, 행정구역 개편도, 연금 개혁도, 아무것도 못하는 식물국가가 되어 간다. 론스타가 울린 비상벨은 그것이다.



[김세형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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