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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렬 칼럼/6.29] 필리버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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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6,507회 작성일 2011-06-29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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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버스터(Filibuster)는 의회에서 다수세력의 독주를 막기 위해 소수파가 합법적인 방법으로 의사진행을 방해하는 것을 말한다. 회의장을 이탈하여 의결 정족수를 미달하게 하거나 신상발언과 의사진행 발언을 계속해 회의의 흐름을 끊어 놓는 등 여러 방법이 있지만 일반적으로 시간을 오래 끌어 법안처리를 막는 것을 일컫는다. 영국 의회에서는 프리부스터(Freebooster)라고 한다.



필리버스터는 스페인어로 해적을 의미하는 필리부스테로(Filibustero)에서 유래됐다. 즉 서인도의 스페인 식민지와 함선을 공격하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미국에서는 19세기 중반 남미에서 반란을 부추기던 미국인을 일컫는 말로 사용됐다. 필리버스터가 의회용어로 사용된 것은 1854년 미 상원에서 캔자스, 네브래스카 주를 신설하는 내용의 법안을 막기 위해 반대파 의원들이 의사진행을 방해하면서부터다.



장시간 발언으로 의사진행을 방해한 예는 고대 로마에서부터 있어 왔다. 대표적인 로마 의회 의사진행 방해자는 마르쿠스 포르시우스 카토 우티센시스라는 인물이다. 그는 오전 회의가 시작되면 해질녘까지 쉬지 않고 발언을 해 종종 회의진행을 방해했다. 영국에서는 1874년 최초로 조셉 그릴스 비거 하원의원이 아일랜드 탄압법 통과를 저지하기 위해 필리버스터를 했다. 미 상원 스트롬 서먼드 의원은 1957년 민권법 저지를 위해 무려 24시간18분 동안 쉬지 않고 발언을 해 미 의회 사상 최장 연설기록을 남겼다. 반면 미 하원은 1842년 필리버스터를 금지시켰다.



1964년 4월 20일 김대중 당시 의원이 동료인 김준연 의원의 구속동의안 국회통과 저지를 위해 5시간19분 동안 필리버스터를 했다. 결국 회기를 넘겨 구속동의안 처리는 무산됐다. 최장 필리버스터 기록은 신민당 박한상 전 의원이 갖고 있다. 그는 1969년 8월 29일 법사위에서 3선 개헌 저지를 위해 10시간15분간 반대토론을 했으나 개헌안 저지에 성공하지 못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1973년 국회 때부터 금지시킨 필리버스터 제도 부활에 최근 합의했다. 의원 5분의 1 이상의 요구로 개시되며 5분의 3 이상의 요구로 종료되도록 했다. 소수 정당에 발언기회를 주기 위해서라고 한다. 그러나 필리버스터 폐지 이전 의정 경험이 있는 원로 정치인들은 이 제도가 생각과 달리 많은 부작용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필리버스터 부활이 국회 운영에 독이 될지 약이 될지 잘 생각해 볼 일이다.



이강렬 논설위원 ryo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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