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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형 칼럼/6.17] 세계의 대학 등록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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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8,562회 작성일 2011-06-23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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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값 등록금 논쟁의 핵심은 1)대학생 누구를 대상으로 2)몇 명쯤에 대해 3)장학금을 얼마쯤(반값?) 대줄 것인가의 문제다. 더 단순화하자면 주식회사 한국을 짊어질 젊은이들에게 한국사회 전체가 다른 부분을 희생해 기회비용으로 내놓을 총량이 얼마면 정의(Justice)겠는가 하는 점이다.



대학생이 240만명이라면 4인 가족 기준 1000만명쯤이 등록금 문제에 해당하고 나머지 4000만에게 해당 무이므로 국민의 5분의 4는 일단 ’남의 일’이다.



어차피 사회가 공동으로 갹출하는 국방비 같은 성격이라면 다른 나라는 대학생 진학률이 얼마인지 둘러보게 되는 것이다.



대학 등록금 공짜나라로 유명한 독일(30%) 프랑스(61%) 스웨덴(43%) 스페인(41%) 등이 있다. 프랑스가 조금 높지만 무상등록금 나라는 대개 30~40%의 고등학생만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대학교육의 엘리트화다. 한국처럼 진학률이 80%나 되면 반값 등록금은 그냥 퍼주기의 다른 말이다. 무상등록금을 외치는 자가 있다면 \"당장 대학생 수를 3분의 1가량으로 줄여라\"는 주장부터 먼저 해야 정직하다.



물론 대학진학률이 무려 87%나 되는 호주 같은 나라도 있고 미국도 84%나 된다. 그런데 미국은 하버드대나 명문고 필립스 엑시터는 납부금이 연간 5000만원이 넘지만 부모소득이 약 8000만원이 안 되면 한 푼도 안 낸다. 가난한 수재가 여전히 명문고, 대학을 거쳐 대통령까지 가는 사다리가 끊어지지 않은 아메리칸드림이 살아 있다.



한국도 대학진학률을 프랑스 독일처럼 낮추면 반값 등록금 실현에 6조원쯤이 든다던 예산이 2조~3조원으로 줄어든다.



그런데 슈퍼리치 자녀들에게까지 다 줄 필요가 있겠는가? 그들에겐 빛나는 영예의 ’수마 쿰 라우데’ 같은 우등증서로 칭찬해주면 될 것이다. 그러면 예산은 1조원 안팎으로 또 줄일 수 있다.



영국은 진학률 57%인데 공립은 무상, 옥스퍼드 케임브리지 같은 명문 대학은 사립으로 이원화돼 있다. 재정난이 커지자 124개 대학 중 절반이 내년부터 등록금 상한선을 3290파운드에서 9000파운드로 3배 인상하는 안을 최근 통과시켰다.



중국은 1998년 5월 9개 대학을 선정해 세계 일류대학으로 만든다는 985공정, 21세기를 대비해 세계적 일류대학 100개를 육성한다는 211공정을 동시에 가동해 최근 성적이 아주 좋다. 중국은 1977년부터 유상교육이며 1년 평균 등록금이 약 6000위안(약 68만원)이고 대학진학률은 23%로 한국의 4분의 1선이다.



한국의 등록금 논쟁에서 깜빡 잊어버려서 안 되는 것은 나무를 보느라 숲을 놓쳐선 안 된다는 사실이다.



숲의 형상에서 중요한 것은 두 가지다. 하나는 대학이 결국은 인재 육성의 원천이며 거기서 세계 경쟁력이 샘솟는다는 사실이다. 프랑스 독일처럼 무료로 하여 누구나 다니면 얼마나 좋으랴마는 그들 나라처럼 40세, 50세가 돼서도 평생 학교만 다니는 늙은 학생도 수두룩하다. 뛰어난 학생은 외국으로 뛰쳐나간다.



아인슈타인이 2차 대전 발발 후 미국으로 망명하기 전 원자폭탄 개발에 참여했던 독일의 하이젠베르크, 미국의 오펜하이머가 다녔던 대학은 스위스 취리히 공과대학이었다. 그 당시 세계 1위 공대는 독일의 훔베르트 공대였다.



당시 세계 노벨 물리학상을 싹쓸이한 대학은 유럽의 대학들이었다. 그런데 지금 세계대학 순위에 훔볼트대학은 100위권에 간신히 턱걸이하고 학교 재정과 교수 대우를 잘하는 미국이 상위권을 싹쓸이하고 중국의 칭화대 같은 곳이 우뚝 솟았다.



두 번째 모습은 스페인처럼 대학생 41%를 무상으로 교육했지만 20대 실업률이 50%를 웃돌면 말짱 도루묵이다. 결국 취직시켜 줄 일자리, 그런 실력을 가진 경제계 생태 가꾸기가 먼저다. 당ㆍ청은 이 점을 깜빡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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