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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형 칼럼/3.8] 박근혜 한명숙, 한번쯤 대처를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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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0,714회 작성일 2012-03-08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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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는 없다` 인식 좌파에 심어주고노조원 10명 단식사망에도 굴복 안해포클랜드 전쟁관철, 유럽통합 반대역사의 큰 줄기서 확고한 소신 보여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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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거릿 대처 일생을 다룬 `철의 여인`의 장면 중 포클랜드 전쟁 발발 당시 대응상황을 한국의 정치지도자들은 한번쯤 숨 죽이고 바라볼 필요가 있다. 아르헨티나가 기습 점령한 이 섬을 재탈환하는 문제를 놓고 영국 의회는 예산이 많이 들고 그 먼거리까지 가서 젊은 목숨들을 죽게 할 수 없다며 반대한다. 그때 미국 국방장관이 황급히 날아와 포클랜드에 사는 영국 주민은 몇 명 안 되고 그 섬을 되찾을 실익이 없다며 대처에게 포기를 종용한다. 대처는 \"하와이 같은 섬이로군요?\"라며 반박한다. 미 국방장관이 \"네?\"하고 되묻자 \"일본군이 진주만을 공격했을 때 하와이에 미국 주민이 몇 명이나 됐다고 전쟁을 벌였나요?\"라고 쏘아붙이고 (아르헨티나에) 굴복할 수 없다고 한마디로 끝내버린다.



연평도 포격사태 당시 대처가 지휘했더라면? 상념이 번개처럼 지나가는 장면이다.



정치리더는 국가의 흥망, 국제적 위신을 혼자서 결정해야 하며 우방이 도와주지도 않는다. 철의 여인의 영화는 내내 그것을 보여준다. 국회의원 후보나 대권주자들도 틈을 내 대처의 리더십을 관람해보길 권한다.



사실 대처가 영국 역사상 3연임 총리를 한 시기가 80년대를 관통한 때였고 당시 신자유주의가 판쳤으므로 지금과는 상황이 다르지 않느냐고 말할 수는 있다. 분명 그런 점도 있다. 그러나 대처가 집권할 당시 영국의 상황은 경제 양극화, 보수와 진보의 날카로운 대립, 사용자와 노동자 간 끝없는 갈등에서 한국의 현재 모습과도 많이 닮아 있다.



대처는 국가 장래에 득이 되면 아무리 반대가 많아도 설득하여 밀고 나갔고 심지어 노조파업 때 10명이 단식으로 사망하는 가운데서도 뜻을 관철시켰다. 측근들이 \"그렇게 하면 선거에 패한다\"고 반대하면 \"당신들은 권력을 잡으려고 선거에 순응하지만 나는 국가를 우선한다. 당선되지 않아도 좋다\"며 버텨냈다.



그러한 영웅도 영원할 수는 없다. 11년 만에 실각하게 된 계기는 인두세(人頭稅) 징수, 유럽통합 반대 등의 정책 측면과 장관들을 하인 다루듯 하는 귄위주의 탓으로 해석되고 있다. 그러나 나는 장기집권 피로증, 때마침의 경제 침체가 더 큰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대처가 유럽통화를 합치는 안에 반대하면서 \"국민소득 85%를 프랑스에 바치자는 말이요?\"라며 프랑스의 요청을 단번에 자른 것은 참으로 혜안이 있었던 것 같다.



한국의 총선과 대선이 맞닿아 있는 정치 상황에서 박근혜 위원장, 한명숙 대표 손에 큰 결정권이 쥐어져 있다. 박근혜 위원장이 신공항을 말하면 청와대도 딴말을 안 하고 비대위가 군인 사병에게 월 40만원씩 쥐어주자는데 기획재정부가 반대하면 \"무엄하다\"고 측근이 불호령한다. 박근혜는 \"모바일 투표는 반대\"라는 탁월한 직관을 보였지만 탈북자 인권을 둘러싼 절규에는 안타깝게도 침묵이다. 대처 같으면 베이징에 가서 담판하고 오겠다고 하지 않았을까.



한명숙 대표는 한ㆍ미 FTA를 폐기하겠다, MB정권을 심판하겠다고 했다가 \"말 바꾸는 사람에게 정권 못 맡겨\" \"폐족이 누굴 심판?\"이란 두 마디에 쏙 들어갔다.



남북이 분할되고 국내 갈등이 첨예화되는 상황에서 박근혜, 한명숙 혹은 문재인 같은 이는 통큰 배짱과 용기로 통념마저 거스를 줄 알아야 한다. 치매가 걸려 있는 대처는 \"우리 시대엔 꼭 권력을 잡겠다는 게 아니라 뭘 해보자는 정열이 있었는데…\"라고 혼잣말을 하는가 하면 \"요즘 사람들은 분위기에 너무 휘둘리는데 원칙이 중요해\"라고 반복한다. 한국의 지도자들이 들으라고 한 말 같다.



한국의 정치지도자들은 세계의 변화에도 자주 눈을 돌려야 한다. 최근 중국이 8%성장 정책을 포기해 수출ㆍ투자 경제에서 소비ㆍ서비스 경제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경천동지할 변화다. 러시아 푸틴의 귀환이 시사하는 바도 크다. 이란 핵(核) 폭격설도 언제 닥칠지 모르는 대형 블랙스완이다.



[김세형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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