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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형 칼럼/1.12] 한국 자본주의 어디로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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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6,803회 작성일 2012-01-12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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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로 저명한 로버트 하일브로너는 자본주의가 현재 3가지 난제-①고용없는 성장과 실업 ②불평등 ③글로벌화(기후변화, 자원고갈)-에 부딪혀 있다고 지적한다.



유럽 국가들은 지난 30년간 자본주의를 열심히 했는데 과실은 미국이 다 따먹었다며 불만이 드높다. \"기업은 옳은 일을 하고 있는가\"를 묻는 에델만 지수도 50% 미만으로 추락했다. 더욱이 미국인들조차 자본주의에 대한 반대율이 40%로 높아졌다.



지난해 점령운동에서 드러났거니와 대열에서 낙오한 사람들은 금융인, 톱경영인 등 승자가 독식하고 중간층 밑으로는 미래가 없다며 분개한다. 왜 리먼 사태 이후 그런 증세가 심화된 걸까? 그리고 현대 자본주의의 병(病)은 고칠 수 있는 걸까. 경제발전 단계로 보면 인력은 덜 투입하면서 훨씬 고급품을 만드는 게 가능한 기술발전을 이뤘다. 승자 기업의 이익은 천문학적이고 CEO 보수는 하늘을 찌른다. 애플의 CEO 팀 쿡은 작년 4300억원가량을 챙겼다. 미국의 대기업 CEO 연봉은 근로자 평균치에 비해 1975년 35배에서 2010년에는 325배로 폭등했다.



뱅커들의 탐욕은 줄어들 줄 모른다. 국민 혈세를 들여 구제금융을 줘서 살려놓으면 은행 임직원들은 곧잘 보너스 잔치를 벌이고, 쥐뿔 금융도 모르는 자들이 연줄로 고위직을 차지하니 국민의 분노와 냉소는 더하다. 연예인, 스포츠 스타의 소득도 특수하다. 이 운 좋은 소수의 재능가들은 슈퍼리치의 반열에 올라 있다. 미국서 보통일을 하는 자들의 급여는 1973년 불변가격만도 못하다. 중간층은 이제 텅 비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기술이 더 발전하니 패자(looser)는 더 양산된다. 취직만 해도 어찌 살아보겠는데 청년실업 증가로 결혼도 못하는 하류인생이 넘쳐난다. 이것이 21세기 현재 자본주의 모습이다.



자본주의가 덫에 빠진 것은 그동안 성공에 성공을 거듭한 때문이라는 로런스 서머스 교수의 분석이 맞는 것 같다. 기업, 기술 하나하나를 뜯어보면 성공했는데 자본주의 전체로는 낭패스러운 구성의 모순이다.



다시 한번 묻건대 이 위기가 치유 가능할 것인가? 서머스는 최소한 5년 내에는 인류가 그런 발명품을 낼 것 같지 않다고 말한다. 너무 발전해 버렸는지 모른다. 잉여 인력을 받아줄 신산업의 싹이 안돋는다.



국가는 낙오자를 복지로 챙겨야 하고 그러자니 예산이 더 필요하고 그래서 부자들은 세금을 더 내라는 독촉이 전 세계 공통 현상이다.



우리 국회도 작년 마지막 날 한밤중에 부유세 성격의 소득세개편안을 두들겼다. 재벌들도 눈치보느라 운신이 부자연스럽다. 이건희 정몽구 회장이 연초 신년사에서 국민기업, 사회적 역할을 거론했는데, 몇 년 전이라면 귀를 의심했을 말이다. 그동안 MRO를 포기했고 동반성장 기치에 박수를 보내고,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바꾸고, 금융권은 고배당을 자제하겠다고 선언했다. 민주통합당 정치인 가운데는 재벌 해체를 내세우는 자도 있다. 한국형 자본주의가 바뀌는 현장에 우리는 서 있다. 사회주의 색채가 피어 오른다. 성장과 선진화를 말하는 정당은 없다. 어디로 가자는 건지 이정표가 없다. 정치권은 일단 바꾸고 봐야 표(票)가 나오겠다고 쫓기고 있다.



설사 한국의 자본주의가 좌클릭한다 해도 뉴모델에 합의는 필요하다고 본다. 그 방향은 총량 증가의 방식이어야 옳다. 일자리형 복지, 불평등 해소 쪽으로 가야 희망이 보인다. 인간은 가난하면 불행을 느끼게 돼 있다. 부탄이 가난하지만 세계에서 행복지수가 제일 높다고 인용하곤 하는데, 행복학의 최고 권위자 에드 디너는 \"그것은 강사들이 꾸며낸 거짓말\"이라고 말한다. 그가 쓴 ’모나리자 미소의 법칙’에 그 사연이 잘 정리돼 있으니 한번 찾아보시라.



[김세형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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