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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칼럼-신종수 국민일보 편집인] 국회의원과 의사, 되면 너무 좋은 게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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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2회 작성일 2024-04-02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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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지 달려고 납작 엎드려 충성 소신과 국민 위한 봉사 없다
의사들 수익감소 우려해 환자 방치한 채 극단 투쟁하나
국민 힘으로 특권·기득권 깨서 특별할 것 없는 직업이 됐으면


요즘 국민일보 논설위원실 회의에서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것이 총선과 의대 문제다. 두 문제 가운데 한 가지라도 논의되지 않는 날이 없다. 왜 이렇게 문제가 많은지 생각해 봤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한국 사회에서 국회의원과 의사 모두 상대적으로 너무 잘 산다. 일단 되기만 하면 잘 사는 직업이 우리 사회에 국회의원과 의사 말고 얼마나 더 있을까 싶다. 그래서 되려고 난리다. 이 쏠림 현상 때문에 여러 문제들이 생기는데, 근본적인 해결책은 특권과 기득권을 없애 쏠림이 안 일어나도록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국회의원의 특권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국민 세금으로 지원하는 1억5700만원의 세비와 9명의 보좌진, 무료로 사용하는 국회 내 사무실과 회의실, 헬스장, 목욕탕, 병원 등은 기본이다. 수억원의 후원금, 공항 의전, KTX 이용, 비공식의 다양한 접대와 향응도 있다. 입법권과 정보 취득권, 행정부나 기업 등에 대한 영향력도 갖고 있다. 국회의원 가족은 물론 친인척, 지인들도 직간접적으로 각종 혜택을 본다. 국회의원이 힘쓰면 웬만한 데는 취직이 되곤 한다. 빅5에 속하는 한 병원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중진 의원 조카가 입원하자 의사와 간호사만 보는 환자 명부에 ‘○○○ 의원 조카’라고 표기한 뒤 각별히 신경쓴 적이 있다.

‘비명횡사, 친명횡재’라는 말이 유행했는데, 이번에 공천받은 친명들은 정말로 횡재했다. 국회의원이 누리는 유무형의 권력과 혜택을 금전적으로 환산하면 꽤 될 것이다. 임기도 4년이나 되고 연임도 많이 한다. 학생운동 경력 하나로 배지를 단 뒤 연임을 거듭한 다선 국회의원이 공천 파동 와중에도 말 한마디 않고 침묵으로 일관하는 것을 보았다. 군사정권과 싸우는 것은 두렵지 않았지만 공천권자에게 밉보여 공천 탈락하는 것은 무서웠던 것일까. 막스 베버의 ‘직업으로서의 정치’에 나오는 대의명분에 대한 헌신, 소명 의식, 책임감 등은 고전에나 나오는 얘기다. 좋은 직장 잃을까봐 납작 엎드리거나 공천권자와 강성 지지자들에게 잘 보이려고 행동대원이나 거수기 역할을 한다.

의사들은 어떤가. 국내 종합병원에 근무하는 의사의 평균 연봉은 2억6900만원으로 OECD 회원국 의사 평균치보다 1억1500만원 정도 많다. 그러면서 상대적으로 돈을 덜 버는 산부인과나 소아청소년과 같은 과목은 기피한다. 연봉 3억∼4억원을 준다고 해도 지방 근무는 안 하려 한다.

우리나라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2.6명으로 OECD 평균 3.7명보다 적다. 그리스 6.3명, 스페인 4.5명, 스웨덴 4.3명, 호주 4명, 뉴질랜드 3.5명, 영국 3.2명이다. 우리나라의 인구 10만명당 의대 졸업자 수도 7.4명으로 OECD 평균인 13.5명의 절반에 불과하다. 프랑스 의대 졸업생은 2010년부터 2019년까지 71% 증가했고, 이탈리아는 같은 기간 56%, 미국은 30%, 일본은 18%, 캐나다는 17% 늘었다. 우리는 의대 정원을 2006년부터 18년 동안 동결시켰다. 의사 수가 늘어나면 버는 돈이 줄어들까봐 환자들을 팽개친 채 사표를 내고 의대 증원을 반대한다는 것이 국민들의 인식이다.

국회의원이든 의사든 쏠림 현상을 막으려면 이들 직업이 다른 직업에 비해 특별한 게 많지 않도록 해야 한다. 특권과 기득권이 많을수록 비정상적인 방법을 동원하고 집착할 수밖에 없다. 국회의원 특권부터 없애야 한다. 특권이 많으니 극단적인 대결 정치에 동원되어서라도 배지를 달려고 한다. 초등학생 대상 의대입시반이 생기고, 지방대 의대도 갈 수 없으면 할 수 없이 서울대 공대로 가는 병적인 현상이 나타난 것도 의사가 되기만 하면 정년도 없이 돈을 잘 버는 구조 때문이다. 의대 정원을 늘리는 것은 일차적으로 부족한 의사 수 때문이지만 의사들의 평균 연봉을 줄여 의대 쏠림 현상을 누그러뜨리는 효과도 있을 것이다.

직업의 귀천이 없어야, 다시 말해 어떤 직업이든 거기서 거기여야 인재들이 사회 각 분야로 골고루 퍼진다. 의사들 수입이 줄어 의대도 별게 없어지면 공부 잘하는 학생들이 적성에 맞게 다양한 학과로 분산되지 않을까. 돈을 잘 벌기 위해 의사가 되는 사회, 특정 직업인이 되기만 하면 잘 사는 사회는 건강하지 못한 사회다. 어떤 직업이든 각자의 분야에서 열심히 노력해 일정 수준에 오르면 잘 살 수 있는 사회가 건강하고 균형 있는 사회다.


원문보기 :  https://www.kmib.co.kr/article/view.asp?arcid=1711954880&code=11171414&cp=n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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