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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칼럼-김창균 조선일보 논설주간] ‘한동훈 함정’에 스스로 빠져 허우적대는 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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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90회 작성일 2022-08-01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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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 人事는 테러”라더니
결격 사유도 대지 못하고
국회서 만나면 지리멸렬
지켜본 국민들 조롱만 사
반대를 위한 반대였거나
질문 능력도 못 갖춘 탓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답변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답변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민주당은 지난달 말 법치 농단 저지 대책단을 신설했다. 요란하고 거창한 명칭이지만 임무는 단순하다. 한동훈 법무장관을 저격하는 것이다.

단장은 박범계 의원이 맡았다. 3선에 장관까지 지낸 사람이 현장에 나서는 게 쑥스러웠는지 “몇 번이나 고사했는데 자꾸 권해서 어쩔 수 없었다”면서 “여기서 쉬겠다고 하면 나쁜 사람”이라고 했다. 내키지 않지만 궂은일을 떠맡았다는 뜻이다. 한 장관을 상대할 만한 경륜과 능력을 갖춘 사람이 자신밖에 더 있느냐는 말이 생략됐을 듯싶다.

박 의원은 25일 아침 라디오 시사 프로에서 출사표를 던졌다. 그날 오후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한동훈 법무장관에게 윤 정부의 법치 농단에 대해 따지겠다”고 예고했다. “애정을 갖고 따끔하게 물어볼 것”이라고 했는데 애송이 장관에게 한 수 가르쳐 주겠다는 분위기였다. 삼국지에서 관우가 뜨거운 술이 식기 전에 적장을 베고 돌아오겠다고 자신감을 내비치던 장면이 떠올랐다.

그러나 두 사람의 실전은 박 의원의 포부와는 다른 모양새로 흘러갔다. 박 의원이 거칠게 몰아붙였지만 한 장관은 여유 있게 피해 나갔다. 박 의원이 “틀렸다, 거짓말”이라고 호통치고 한 장관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또박또박 반박하는 장면이 반복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박수를 치며 환호성을 질렀다.

두 사람의 공방을 담은 17분짜리 유튜브 동영상은 이틀 만에 조회 수가 200만회를 훌쩍 넘어섰다. 인기 드라마가 부럽지 않은 흥행이다. 댓글은 무려 2만9000여 개가 달렸는데 박 의원에 대한 비판과 한 장관에 대한 응원이 대부분이다. ‘좋아요’ 많이 받은 인기 순으로 앞에 배치된 댓글 몇 개를 소개하면 “준비된 자료로 질문하는 사람은 소리 지르고, 즉석 답변하는 사람은 차분하고” “전(前) 현(現) 두 법무장관의 수준 차이가 너무 난다” “엄청 권위적이긴 한데, 진짜 고구마 질문” 같은 내용이다.

이날 두 사람의 대결은 민주당 강성 의원 모임인 처럼회 멤버들이 한동훈 인사청문회에서 집단 망신 당했던 일에 대한 복수 혈전으로 예고됐었다. 그 청문회에서 최강욱 의원은 ‘한국 3M’ 업체 명의를 한 장관 딸 이름으로, 김남국 의원은 ‘이모 교수’를 한 후보 딸 이모로 착각하는 함량 미달 질문으로 폭소를 자아내게 만들었다. 한 장관 베겠다고 휘두른 칼에 제 팔, 제 다리를 찔린 격이었다. 그 수모를 대신 갚아주겠다고 박 의원이 나섰지만 한 장관 갑옷에 스치지도 못하고 허공만 갈랐다.

한동훈 법무장관 내정 발표가 났을 때 민주당은 마치 못 볼 것을 본 것처럼 펄펄 뛰었다. ‘인사(人事) 테러’ ‘망국(亡國) 인사’라는 격한 표현을 총동원해서 비난했다. 윤석열 정부 내각의 낙마 대상 중 첫손가락으로 한동훈을 꼽았다. 한덕수 총리 국회 인준을 볼모로 잡고 한동훈 장관 지명 철회를 요구하기도 했다.

그런 결사 반대를 뚫고 윤 대통령은 한 법무 임명을 밀어붙였다. 이런 경우 야당은 그 대가를 치르게 해주겠다고 벼르는 법이다. 문제의 장관을 시도 때도 없이 국회로 불러내 십자포화를 퍼붓는다. 웬만한 신경줄의 장관은 녹다운되거나 몸을 가누기 힘든 그로기 상태가 된다. 장관이 질문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엉뚱한 답변을 하는 장면이 연출되면 국민은 “감이 안 되는 사람이구나. 대통령 인사가 잘못이었구나”라고 고개를 내젓게 된다. 그렇게 조리돌림을 당한 장관은 국회 출석 요구만 받아도 식은땀을 흘리고, 국회에 가는 것이 도살장 끌려가는 것 마냥 무섭고 진저리치게 된다.

지금 야당과 한동훈 장관 사이에선 정반대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민주당의 내로라하는 싸움닭들이 한 장관을 혼쭐내겠다고 덤볐다가 천하의 웃음거리가 됐다. 한동훈 저격이라는 특별 임무를 배당받고 나섰던 대표 검객마저 스타일만 구기고 상대 몸값만 올려줬다. 이제 야당 의원들은 한동훈 장관을 손보겠다고 달려들기는커녕 슬슬 피하기 시작했다. 맞붙었다가 남는 장사는커녕 본전도 챙기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민주당 당초 주장대로 법무장관 한동훈이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인선이었다면 온 국민이 지켜보는 국회에서 입증해 보여야 한다. 민주당 의원들은 한 장관만 만나면 버벅대기만 하고 있다. 애초에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한 것이거나, 한 장관의 결격 사유를 드러낼 질문 능력조차 없는 것이다. 자신들의 역량도 가늠해 보지 않고 한동훈 죽이기에 뛰어들었다가 스스로 함정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는 것이다.

원문보기 : https://www.chosun.com/opinion/editorial/2022/07/28/2Y3GJOZ5GJCKDANIKKA353RCIU/?utm_source=naver&utm_medium=referral&utm_campaign=naver-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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