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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칼럼-김상수 강원도민일보 논설실장] 선비의 등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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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592회 작성일 2020-09-22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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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자로’ 편에 선비에 관해 주고받는 대화가 등장한다.요즘으로 치면 배울 만큼 배운 사람,공직에 복무하는 이가 선비다.연일 각종 미디어의 메인을 장식하는 정치인 또한 여기에 속할 것이다.어느 날 측근 중의 측근 자공이 스승 공자에게 어떻게 해야 선비 소리를 들을 수 있겠느냐고 질문했다.공직자의 도리나 정치인의 조건 같은 것을 물었던 셈이다.

공자는 선비를 세 가지 등급으로 나눠 대답을 하는데,다 같은 선비가 아니라는 것이다.상,중,하로 층을 둔 것도 의외지만 그 내용 또한 예상을 뒤엎는다.첫 등급은 “행실에 염치가 있고(行己有恥) 사신으로 가 임금을 욕되게 하지 않는 이(不辱君命)”를 꼽았다.체면을 차리고 부끄러움을 아는 것이 염치다.누구나 지녀야할 보편적 가치를 선비의 첫째 덕목으로 본 것이다.대외적으로 임금을 욕되게 하지 않는 것이란 그만한 실력을 의미한다.임금은 임명권자,나아가 권력을 위임한 유권자와 국민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다음은 “종족이 효성스럽다하고(宗族稱孝) 향당이 공손하다고 칭찬하는 이(鄕黨稱悌)”라고 했다.집안에서 새는 쪽박이라면 보나마나라는 얘기다.효제(孝悌)는 논어 첫머리에도 등장한다.효성스럽고 공손한 이가 윗사람에 대들고 난(亂)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것이다.그래서 군자의 덕목으로 봤다.세 번째는 “말이 신실하고(言必信) 행동에 과단성이 있는 이(行必果)”를 지목했다.선다형 시험이었다면 첫째 덕목으로 찍었음직하다.그러나 공자는 이를 국량이 좁은 소인이기 쉽고,자기 앞가림 하는 정도의 위인으로 봐 말석에 올렸다.

문답의 백미는 그 다음에 있다.자로는 지금 정사에 종사하는 이들은 어떠냐고 했다.대답은 탄식에 가깝다.“아,다 잘고 비루한 자들이니 낱낱이 헤아려 무엇 하랴(噫 斗筲之人 何足算也)”라는 것이다.두소(斗筲)는 한 말 두 되짜리 대그릇으로 마음이 옹졸하고 언행이 구차함을 뜻한다.선비의 어느 축에도 못 낀다는 것이다.변하지 않는 게 없다지만 정치이야말로 그대로다.염치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는 요즘 정치판을 내다보고 한 말 같다.

원문보기 http://www.kado.net/news/articleView.html?idxno=10405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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