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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칼럼-김창균 조선일보 논설주간] 김혜경·김건희 리스크, 임기 전에 불거져 그나마 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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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530회 작성일 2022-02-10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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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부리는 왕비 처신 자신이 대통령인 양 착각
후보 아내들 부적절 언행 지켜보는 국민 시선 싸늘
예방주사 없이 집권했으면 더 큰 문제 일으켰을 것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배우자 김혜경(왼쪽)씨가 29일 대구 동구에서 열린 대구사회복지유권자연맹 간담회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오른쪽은 지난 26일 대국민 사과를 위해 서울 여의도 당사로 들어서고 있는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 /연합뉴스·고운호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배우자 김혜경(왼쪽)씨가 29일 대구 동구에서 열린 대구사회복지유권자연맹 간담회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오른쪽은 지난 26일 대국민 사과를 위해 서울 여의도 당사로 들어서고 있는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 /연합뉴스·고운호 기자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국면에서 차기 주자로 급부상했다. “대통령은 국민이 월급 주고 고용한 머슴이다. 국민 위에 군림하는 왕 노릇 하면 안 된다” 같은 사이다 발언 덕분이었다. 그런데 이 후보 아내 김혜경씨는 음식 배달, 옷장 정리, 의약품 처방까지 공무원들이 대신해 주는 왕비 생활을 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경기도가 월급 주고 고용한 7급 공무원 A씨의 직무는 김혜경씨의 머슴 역할이었다.

이 후보는 대담집에서 “돈에 대해서는 제가 철저하다”고 했다. 특히 “정치인의 돈 문제는 그냥 못 넘어간다. 용납을 못 한다”고 했다. 세금 도둑질이 옆집 돈 훔치는 것보다 10배, 100배 피해가 크다면서 이유도 설명했다. “나랏돈 100만원 공백을 메우려면 수익이 1000만원 나야 하고, 그 수익을 만들려면 1억원짜리 국가 사업을 벌여야 한다”고 했다(’이제는 이재명이다’ P108). A씨는 경기도 법인 카드로 결제한 소고기 4팩 11만8000원어치를 이 후보 자택에 배달한 녹취록과 영수증을 공개했다. 이런 심부름 횟수가 10번이 넘는다고 했다. ‘이재명 계산법’대로라면 경기도 지사 댁 소고기 밥상 열 차례 올리려면 1억원짜리 국가 사업이 필요하다.

김혜경씨는 A씨의 심부름을 “몰랐다”고 했다. 외부 사람이 들락거리며 옷장과 냉장고를 뒤지는 걸 주부가 눈치채지 못했다는 거다. 이 후보 댁 살림 규모가 어마어마한 모양이다. A씨에게 심부름을 지시한 5급 공무원 배씨는 “이 후보 부부에게 잘 보이고 싶은 욕심에 나 혼자 저지른 일”이라고 했다. 오너 감옥 갈 일을 월급 사장이 대신 뒤집어쓰는 재벌 수법 그대로다. 이 후보가 2017년 대선 출정식에서 “재벌 체제 해체에 목숨을 걸겠다”고 외쳤던 장면이 떠오른다.

이 후보는 며칠 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에 참배하면서 “반칙과 특권 없는 세상을 반드시 만들겠다”고 방명록에 적었다. 이 후보는 아내 김씨를 위해 저질러진 반칙과 특권부터 먼저 바로잡아야 한다.

대통령 후보 아내가 쟁점이 된 것은 역대 선거에서 없던 일이다. 더구나 여야 모두에서 문제가 터졌다. 국민의 힘 윤석열 후보 아내 김건희씨의 쥴리 접대부설, 동거설이 먼저 불거졌다. 7시간 녹취록은 그런 과거 의혹을 해소한 반면, 다른 논란거리를 만들어 냈다.

해도 될 말, 안 될 말을 장시간 주고받은 판단력부터 도마에 올랐다. 그보다 더 걱정거리는 김씨 자신을 ‘대통령 당선인’으로 착각하고 있는 몇몇 발언이다. 무속인 조언에 따라 청와대 영빈관을 옮길 것이라고 자신 있게 예고하는 대목, 남편 윤 후보도 아닌 김씨 자신을 주어로 해서 “내가 집권하면” 몇몇 미디어를 손보겠다는 엄포 등이 대표적이다.

물론 김씨가 녹취록을 공개한 모씨와 “누님” “동생” 할 정도로 친분을 쌓은 상태에서 허세를 부렸을 수도 있다. 그러나 실제 김씨가 윤 후보의 통제권을 벗어나 있는 반면, 윤 후보는 김씨의 입김에 휘둘린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윤 후보 지지율이 한때 곤두박질친 원인은 김건희씨 문제와 당 내분 두 가지였다. 따지고 보면 당 내분도 윤 후보가 아내 김씨 문제를 얼버무리려다 촉발된 것이다.

3월 9일 대선 승자는 이재명, 윤석열 두 사람 중 한 명으로 거의 굳어진 상태다. 김혜경, 김건희씨 두 사람 중에서 퍼스트 레이디가 나온다는 얘기다. 두 사람을 향한 국민의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 이 후보, 윤 후보의 호감도는 10점 만점에 4점대로 역대 최저 수준인데, 두 아내의 호감도는 그보다 더 낮은 3점대다.

두 김씨는 자기 때문에 남편 선거를 망칠까 봐 노심초사하고 있을 것이다. 김건희씨에 이어 김혜경씨도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했다. 전세계 정치사에 남을 진귀한 장면이다. 이런 잡음 없이 선거가 치러졌다면 차기 대통령 임기가 한참 흘러간 시점에 문제가 터졌을 것이다. 청와대 안주인이 비서관들을 머슴처럼 부린다든지, 아니면 국정에 감 놔라 배 놔라 스스로 대통령 노릇을 한다는 얘기를 듣게 됐을 게 뻔하다. 김혜경, 김건희 리스크가 집권 전 선거 국면에 불거진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물론 두 퍼스트레이디 후보가 예방주사를 맞고 ‘본분 망각’ 바이러스를 말끔히 퇴치한다는 전제에 따른 것이다. 그 정도 양식은 갖춘 분들이라고 믿고 싶다.

원문보기 https://www.chosun.com/opinion/column/2022/02/10/IIOLL3WEVRFCRBSE4WM67HKY4Y/?utm_source=naver&utm_medium=referral&utm_campaign=naver-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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