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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칼럼-양상훈 조선일보 주필] 美에 1000억달러 선물 보따리 文, 韓엔 400조 빚 보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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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46회 작성일 2021-11-11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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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투자 우리 기업들
안 말리고 등 떠민 文
김정은 이벤트 위한
선물 공세는 아니었나
일부만 국내 투자됐어도
청년들 일자리 생겼을 것 


‘화끈한 선물 보따리를 안겼다.’ 미국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미국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을 보도한 국내 언론 기사의 한 부분이다. ‘화끈한 선물 보따리’는 한 번도 아니고 세 번이나 있었다. 2017년 6월 워싱턴 정상회담, 2017년 11월 서울 정상회담, 2021년 워싱턴 정상회담이다. 이때 문 대통령과 국내 기업들이 미국에 투자를 약속한 금액은 대략 1000억달러에 이른다. 110조원이 넘는다. 


5월 21일(현지시각) 한미 양국 정상회담의 오찬으로 크랩 케이크이 나왔다. 미 백악관 오벌오피스 야외테라스에서 문재인대통령과 바이든대통령이 크랩 케이크를 사이에 놓고 오찬 환담을 나누고있다/트위터 


문재인 이전 우리 대통령들이 미국에 이런 선물 보따리를 안긴 적은 없었다. 대체로 우리 대통령들은 미국 기업에 투자를 요청하는 입장이었다. 2008년 이명박·부시 회담 때 기업 투자 관련 보도는 미국 기업의 한국 투자에 관한 것이었다. 박근혜 대통령의 첫 방미에서도 GM, 보잉 등과의 만남에서 투자 요청을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런데 그 흐름이 거꾸로 바뀐 것이다.

국내 기업의 1000억달러 대미 투자 중에는 기업 자체적으로 투자 계획이 있었던 부분이 상당수 포함됐을 것이다. 규모가 커진 기업 입장에서 생산 거점을 글로벌화해야 할 필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런 계획을 끌어모아 ‘선물 보따리’ 형식으로 미국에 제공하면 미국 대통령의 업적이 되고 이는 우리의 대미 외교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미국 기업의 한국 투자를 요청하던 한미 정상회담이 대통령 한 명 바뀌었다고 갑자기 한국 기업이 미국에 투자하는 무대로 바뀐 것은 이런 기업 자체적 필요성만으론 설명할 수 없다. 기업 스스로의 필요성은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니라 늘 있었던 것이다. 문 대통령도 미국 기업에 한국 투자 요청을 했지만 그 격차가 너무 크다. 우리가 미국에 1000억달러 투자를 약속할 때 미국 기업이 4년간 한국에 투자한 금액은 70억달러 정도다.

일각에선 트럼프 변수가 컸다고 말한다. 돈밖에 모르는 막무가내 인물이 미국 대통령이 됐으니 돈으로 구워 삶을 필요가 있기도 했다. 일본 아베가 먼저 그렇게 했다. 그런데 돈만 따지던 트럼프가 물러가고 바이든이 대통령이 됐는데도 문 대통령의 대미 선물 보따리는 계속된다. 2021년 5월 워싱턴 정상회담에 동행한 국내 기업들은 거의 400억달러에 달하는 ‘화끈한 선물 보따리’를 또 내놨다.

문 대통령의 이런 선물 보따리 공세에는 ‘김정은 이벤트’를 위해 미국 대통령의 환심을 사려는 포석이 깔려 있었다고 생각한다. 미국 대통령이 거부하면 ‘김정은 이벤트’는 불가능하다. 문 대통령과 청와대는 트럼프의 두 가지 특성을 잘 이용했다. 하나는 ‘돈 보따리’이고 다른 하나는 ‘아부성 찬사’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도력은 전 세계인의 칭송을 받을 것”(문재인) 등 트럼프에 대한 찬사가 계속됐다. 효과가 있자 나중에는 김정은도 이를 따라 했을 정도다. 돈과 찬사는 트럼프·김정은 이벤트라는 극적인 무대를 만드는 데 힘을 발휘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의 대선 낙선이 반갑지 않았을 것이다. 바이든은 트럼프와 달리 외교로 잔뼈가 굵은 사람이어서 TV용 이벤트로 북핵 폐기가 이뤄질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았다. 남북 정상회담과 남북미 정상회담의 미련을 버리지 못한 문 대통령은 이런 바이든을 움직이려고 다시 ‘화끈한 선물 보따리’를 들고 워싱턴으로 갔다. 그 보따리 안에 거의 400억달러가 들어 있었던 것이다.

문 대통령과 참모들이 바보가 아닌 이상 김정은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란 점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들은 마음속으로는 이미 북한의 핵 보유를 인정하고 핵 아닌 다른 남북 이벤트에 집중하고 싶어한다. 그러려면 핵 문제가 마치 해결되는 것처럼 포장해 남북 협상 테이블에서 치워야 한다. 여기엔 미국과 미국 대통령의 묵인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래서 문 대통령의 대미 선물 보따리에는 ‘뇌물’의 성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안타까운 것은 1000억달러 중 일부라도 국내에 투자됐으면 청년들 일자리가 늘어나지 않았을까 하는 점이다. 사실 한국 대통령이면 한국 기업들의 미국 투자를 말리고 한국에 투자하라고 촉구해야 정상이다. 그러려면 먼저 기업이 원하는 국내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문 대통령이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다. 노동 개혁, 규제 개혁을 대통령과 국회를 장악한 여당이 왜 못 하나. 문 정권은 그런 일을 하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미국으로 가는 국내 기업들을 붙잡지 않고 등을 떠밀었다. 국내에 일자리가 없어지는 것은 빚으로 현금을 뿌려 만든 가짜 일자리로 눈가림만 하고 있다. 그 결과가 5년 동안 나랏빚 400조원 폭증이다. 대한민국 역대 대통령 11명이 진 빚이 600조원인데 문재인 한 명이 400조원을 졌다. 미국에는 1000억달러 선물 보따리, 한국에는 400조원 빚 보따리다.

원문보기 https://www.chosun.com/opinion/column/2021/11/11/VKZB55H7MVCXVDQVCBRNSEBYAA/?utm_source=naver&utm_medium=referral&utm_campaign=naver-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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