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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칼럼-김창균 조선일보 논설주간] 대장동 대박 예보, 2년 전엔 맞고 지금은 틀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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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0회 작성일 2021-10-21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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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설계했고 문제없다”
실패 대비 확정수익 선택 주장
화천대유 1000배 대박 합리화
2년 전 재판 땐 “성공 90~100%”
특혜 아니면 뇌물 근거도 흔들
유동규 왜 감옥에 있는 건가 


이재명 경기지사의 국정감사 답변을 듣고 가장 황당해한 쪽은 검찰이었을 것이다. 유동규씨가 이 지사 몰래 화천대유에 대박을 몰아준 것으로 시나리오를 짜놨는데 이 지사가 “내가 한 것”이라고 ‘자백’했다.

유동규씨는 ‘배임 및 뇌물’ 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구속 영장은 “성남개발공사의 배당금 상한액을 1822억원으로 제한해서 화천대유와 관계사인 천화동인이 나머지 배당금 전액을 받도록 했다”면서 “공사 측에 수천억 원의 손실을 끼치는” 배임을 저질렀다고 했다. 이런 특혜를 주는 대가로 배당 수익의 25%를 약속받고 수억 원을 이미 받았다면서 뇌물죄도 적용했다.

검찰이 밝히려는 대장동의 진실은 그동안의 수사 궤적을 통해 대략 짐작이 된다. 검찰은 ‘그분’에 대한 단서가 담겨 있을 유동규 휴대전화를 며칠째 못 찾고 헤매는 시늉을 했는데 경찰이 한나절 만에 “여기 떨어져 있네”라며 주워 오다시피 했다. 성남시청 압수 수색을 미루고 미루다 “절차를 밟고 있다”는 경계 경보까지 울리더니 막상 가장 중요한 시장실은 대상에서 제외했다. 중심 못 잡고 비틀대는 슬랩스틱과 과장된 동작으로 눈속임하는 할리우드 액션이 뒤범벅된 저질 코미디였다. 검찰과 사전 교감을 마치고 귀국한 냄새를 풍긴 남욱 변호사는 묻지도 않았는데 “이재명 지사는 ‘그분’이 아니다”라고 친절한 주석을 달았다.

이재명 지사에게 불똥이 튀지 않도록 이중 삼중의 방화벽을 세심하게 설치했다. 유동규 주범을 중심에 놓고 ‘그분’ 배역에 적당한 윗선을 얹고 공범 한두 명을 곁들이는 식으로 범죄 조직도가 그려진다. 이렇게 짜 맞춘 수사 설계를 이 지사가 뭉개 버렸다. 상무가 회사에 손실을 끼쳤다고 잡아들였는데 CEO가 “그 결정 내가 했다, 뭐가 잘못이냐”고 나섰다.

검찰은 외통수로 내몰렸다. 수사 일관성을 유지하려면 유동규에게 들이댔던 배임 혐의를 이재명 지사에게 적용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반대로 이 지사가 배임이 아니면 유동규씨도 배임이 될수 없다. 그렇게 되면 뇌물 혐의도 함께 삐끄덕 거린다. 검찰은 유동규씨가 화천대유에 ‘특혜’를 줬고 그 대가로 뇌물을 받았다고 했다. 그런데 이 지사는 화천대유의 수천억 수익은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을 감수한 정당한 몫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 폭등 덕분에 기대밖의 횡재를 했을 뿐이라는 거다. ‘특혜’가 없었으니 그 대가도 있을 수 없다. 대가성이 없는 돈은 뇌물이라고 부를 수 없다. 유동규씨가 지금 왜 감옥이 있는 것인지 혼란스러워 진다.

이 지사가 유동규씨를 희생양으로 삼는 수사 설계를 거부한 이유가 뭘까. “나는 몰랐다”고 하면 법적인 책임은 면할 수 있을 지 모른다. 그 대신 ‘단군이래 최대 공익 환수’라는 대장동 신화와 ‘당차고 일 잘하는 이재명’이라는 정치적 자산을 함께 포기해야 한다. 이 지사 본인이 사업 설계를 승인했다는 증거가 뒤늦게 튀어나올 위험성도 신경쓰였을 것이다.

그래서 “내가 했고, 잘못 없다” 좌표에 방어 진지를 구축했다. 화천 대유 1000배 대박을 합리화 하려니 꼭 필요했던 논거가 ‘대장동 사업 불확실성’이다. 성공할 지 실패할 지 사전에 알 수 없기 때문에, 확정 수익을 안전하게 보장받을 수 있도록 계약을 맺었다는 것이다. “공공 부문은 그래야 한다”고 했다. “초과이익 환수 조항을 왜 포함시키지 않았느냐”는 야당측 추궁에 “집을 5억원에 팔기로 해놓고 나중에 잔금을 치를 때 집값이 올랐으니 나눠 갖자고 하면 계약이 깨지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대장동 사업 전망은 선거법 위반 재판때도 쟁점이었다. 2018년 지방선거때 대장동 사업은 착공조차 되지 않은 시점이었는데 이 지사는 선거공보에 “결제 한번으로 5503억원 수익을 환수했다”고 썼고, 유세 때는 “그 돈을 내가 팍팍 썼다”고 했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과거 시제로 업적을 홍보했으니 허위사실 공표라는 게 검찰 논거였다. 이 지사측은 대장동 사업은 성공이 보장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고 반박했다. 2019년 1월 1심 공판에서 이 지사는 “이 사업의 성공은 거의 90~100% 확정된 것이었다”고 했다. 변호사는 “대장동 사업은 한국판 비버리힐스라고 불릴 정도로 사업성이 높이 평가됐고 천재지변이 없는 한 이 사업은 실패하지 않는다”고 했다. 2년전 재판때는 “호우 가능성이 90~100%”라고 하더니 지금은 “가뭄에 대비해야 했다”고 한다. 이재명 지사의 대장동 수익 예보는 그때 그때 다르다.

원문보기 https://www.chosun.com/opinion/column/2021/10/21/FJAHATJVUFAAXMO3MJFTWRAX6E/?utm_source=naver&utm_medium=referral&utm_campaign=naver-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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