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칼럼-권혁순 강원일보 논설주간] 부유한 죽음 > 임원진 칼럼

본문 바로가기
회원가입    로그인    회원사 가입      

임원진 칼럼

[회원칼럼-권혁순 강원일보 논설주간] 부유한 죽음

페이지 정보

댓글 0건 조회 575회 작성일 2021-10-05 09:58

본문

221100400095.jpg 


톨스토이의 단편 ‘사람에게는 얼마나 많은 땅이 필요한가'는 물욕의 덧없음을 지적한다. 주인공은 “해가 지기 전까지 걸어서 돌아온 곳까지가 모두 네 땅”이라는 촌장의 말에 욕심을 부리며 뛰다가 숨이 차서 죽고 만다는 이야기다. 기부는 물욕을 버리는 데서 시작된다고 한다. 미국 자선사업가의 ‘시조' 앤드루 카네기는 “부유한 죽음은 불명예”라고 했다. 세상 부자들이 다 카네기와 같다면 국가의 사회안전망은 필요 없을지도 모르겠다. ▼기부는 마음을 나누는 선행이다. 테레사 수녀는 “얼마나 많이 주는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사랑과 정성이 깃들어 있는가가 중요합니다. 저는 결코 큰일을 하지 않습니다. 작은 일을 큰 사랑으로 할 뿐입니다”라고 했다. 돈의 많고 적음은 기부의 본질이 아니라는 의미다. ▼기부만큼 ‘적은 비용, 큰 기쁨'을 충족시키는 것도 없다. 기부는 천하의 부자라도 인색한 놀부 같은 사람은 할 수 없다. 김밥 팔아서, 폐지 팔아서, 보따리 장사를 해 기부한 사람들의 얘기는 그래서 더 훈훈하다. 기부는 타인을 경유해 자신에게 돌아오는 행복이다. 기부는 주는 이와 받는 이 모두에게 감사와 행복감을 느끼게 해주고, 이는 우리가 살고 있는 공동체를 따뜻하게 만들어준다. 그래서 기부문화는 우리의 공동체를 진전시키는 주요한 원동력이 된다. ▼여야는 올 9월28일 국회 본회의를 열어 ‘고향사랑 기부금에 관한 법률안'을 처리했다. 이날 법안 통과로 각 지방자치단체는 2023년 1월1일부터 고향사랑 기부금을 모금할 수 있게 됐다. 외지에 살고 있는 출향인들이 연간 최대 500만원의 기부금을 낼 수 있다. 고향사랑 기부금은 지자체 재정에 도움을 주는 것은 물론이고 지역 소멸을 막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빈손으로 왔다 빈손으로 갈 수밖에 없는 인생임을 알면서도, 금수저니 흙수저니 해도 죽음 앞에서는 모든 사람이 평등함을 알면서도, 무엇하러 그렇게 악착같이 비난을 감수하며 탐욕을 부리나. 고향사랑 기부금이 이를 깨닫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원문보기 http://www.kwnews.co.kr/nview.asp?aid=221100400095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832건 36 페이지
임원진 칼럼 목록
제목
307
306
305
304
303
302
301
300
299
298
297
296
열람중
294
293
게시물 검색

서울특별시 중구 세종대로 124 한국프레스센터 1311호   전화: 02-723-7443   팩스: 02-739-1985
Copyright ©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All rights reserved.
회원사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