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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칼럼-양상훈 조선일보 주필] 北은 돈 안주면 절대 정상회담 안 한다, 예외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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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613회 작성일 2021-09-30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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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정상회담 TV 쇼 뒤
北 핵무장, 南 선거 이용
노·김 회담 대가 못 받은 北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이번 정상회담도 관건은
얼마를 어떻게 주느냐
 



북한이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 갖고 있는 변치 않는, 변할 수 없는 원칙이 있다. 북은 돈을 받지 않으면 절대 회담을 하지 않는다. 북은 통일이나 민족 화해 공존에는 진정한 관심이 없다. 유일한 목적은 김씨 왕조 수호이고, 거기엔 돈이 든다. 공산 진영 붕괴 이후 돈이 나올 곳은 한국밖에 없게 됐다. 마침 한국에 운동권 정권이 들어서면서 돈줄이 생겼다.

북한은 돈을 일방적으로 받는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는다. ‘주고받는’ 딜이라는 생각이 확고하다. 북은 돈을 받고 한국 정권은 남북 정상회담을 정치에 이용하니 서로 득을 보는 거래라는 것이다. 1차 김대중-김정일 정상회담 때 김대중 정권은 현금으로 4억5000만달러를 줬다. 그 외 식량부터 평양 도로 포장재까지 현물도 그 못지않게 줬다. 한국 정권은 그 정상회담으로 한반도에 평화가 왔다고 선전했지만 북한은 6년 뒤에 핵실험을 해 한반도를 멸망의 먹구름 속으로 밀어넣었다. 우리는 돈 주고 뺨 맞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북은 ‘우리는 돈 받았고 너희는 정권 연장하지 않았느냐’고 반론할 수 있다.

4억5000만달러 대북 불법 송금 사실이 드러나 크게 문제가 되면서 2차 노무현·김정일 회담 때는 선불제 아닌 후불제로, 현금 지급 대신 대규모 현물 지원 방식으로 바뀌었다. 노무현은 쌀과 비료, 공장 건설 등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각종 지원을 약속했다. 이 시점에는 북한도 한국 정권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알았을 것이다. 하지만 한국의 새 정권이 노무현이 주기로 한 것을 전면 백지화할 줄은 몰랐을 것이다. 북한 입장에서 이는 남북 정상회담을 해준 대가인 ‘채권’이기 때문에 반드시 받아야 하는 돈이다.

그런데 이명박 새 정권은 북에 이런 ‘채권’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았다. 북한은 이명박 정권과 남북 정상회담을 추진하면서 이 채권(노-김이 합의한 쌀, 비료)에 더해 돈까지 요구했다. 이명박 정권은 ‘회담 결과로 지원할 수는 있지만 선불제로 줄 수는 없다’고 했다. 그 직후에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이 벌어졌다. 이 두 사건은 북한이 ‘내 돈 내놓으라’고 벌인 일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를 이용만 해먹고 돈을 안 준다’는 분노다. 북한 입장에서 한국 정권은 계속 바뀌는데 그때마다 남북 정상회담 대가를 못 받는 일이 생긴다면 심각한 문제다. 그래서 무리를 해서라도 한국 측에 ‘그러지 말라’는 경고를 남긴 것이다.

문재인·김정은 회담에서 돈 문제가 어떻게 됐는지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예상치 못하게 유엔 대북 제재가 풀리지 않아 제대로 주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닌가 추측한다. 북한이 문 대통령을 향해 ‘개’ ‘소’ 등으로 맹비난하고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한 것은 ‘내 돈 내놓으라’는 시위로 보인다.

북한에 돈을 주고 남북 정상회담을 해 온 역사에 빠지지 않고 참여한 사람이 문재인 정권의 서훈 안보실장이다. 이 일만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어서 남북 정상회담 ‘선수’로 통한다. 남북 정상회담은 어떤 미사여구로 포장하든 그 본질은 북한은 돈을 받고, 한국 정권은 이를 국내 정치에 이용하는 것이다. 남북 정상회담을 5차례 했지만 남은 것은 북한 핵폭탄과 미사일, 노벨 평화상뿐이라는 자조가 틀리는 말이 아니다.

김대중-김정일 회담 때 4억5000만달러 불법 송금 책임자가 현재 박지원 국정원장이다. 문 정권의 외교 안보 투 톱이 모두 북한에 돈 주고 남북 정상회담을 한 사람들이다. 이는 결코 우연이 아니다. 문 정권 사람들은 ‘대선에서 지면 죽는다’는 강박증을 갖고 있다. 이들에게 내년 3월 대선을 위한 마지막 카드는 남북 정상회담일 수밖에 없다.

클라이맥스는 내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문재인·시진핑·김정은이 손을 잡고 TV 카메라 앞에 나타나는 것이다. 그 전에 남북 간 화상 정상회담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 김정은이 한국 TV에 등장해 예상치 못한 쇼킹한 말, 아주 솔깃한 얘기를 하면 베이징 회담 분위기 띄우기로는 제격이다. 시청률이 50%를 넘을 것이다. 필자는 남북이 이미 이런 얘기를 다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김여정이 남북 정상회담을 입에 올렸다는 것은 현재 99% 거래가 끝났다는 뜻이다.

문제는 북한에 돈을 어떤 방식으로 주느냐는 것이다. 북은 이제 정상회담 합의 문서로 대북 지원을 약속받는 후불제엔 흥미가 떨어졌다. 미국 때문에 지켜지기 힘들다는 것을 안다. 미국 눈을 피해 돈을 달라고 했을 수 있다. 문 정권 안보팀의 최대 과제 역시 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북한 전문가인 남성욱 교수는 ‘비트 코인’도 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몇 가지 변수가 있다. 미국과 유럽이 베이징올림픽을 외교적으로 보이콧할 가능성이 높다. 선수단은 참가하되 어떤 고위 인사도 참석하지 않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시진핑 김정은과 손잡고 나서기엔 부담이 있다. 북한에 돈을 주는 문제는 아무래도 난제다. 박지원 국정원장은 그 일로 감옥에 갔던 사람이다. 다시 그 일에 연루되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다. 두 번 감옥에 가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원문보기 https://www.chosun.com/opinion/column/2021/09/30/G2WWPMGQG5CZNPFTIAEUZ3RHUA/?utm_source=naver&utm_medium=referral&utm_campaign=naver-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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