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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장 칼럼-서양원 매일경제 편집전무] 기본소득 논쟁, 끝장 보자

작성일 21-07-01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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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성 검증 없이 전면시행
경제동력 훼손
대선후보들 대토론 통해
기본소득 국민 뜻 묻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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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를 8개월여 앞둔 현재, 후보들 간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기본소득 논쟁이 뜨겁다. 바람직하다. 문재인정부의 핵심 정책인 소득주도성장이 이런 과정을 거쳤더라면 지금처럼 경제동력을 훼손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아쉬움 때문이다.

문재인정부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정권 인수위원회 없이 출범했다. 정통 경제학계에서 이론으로 쳐주지 않는 소득주도성장론이 몇몇 이념적인 학자들과 시민단체 주도로 제안됐고, 검증 없이 실행됐다. 최저임금을 급격히 올려주면 소비가 늘면서 기업 투자가 일어나고, 일자리도 늘 것이라는 선순환 그림은 먹혀들지 않았다. 최저임금 대폭 인상은 식당, 편의점을 비롯해 영세 중소기업부터 망가뜨렸다. 특히 청년들은 아르바이트조차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한국 대선의 핫이슈가 된 기본소득 논쟁은 전 세계에서 이미 8년째 이어지고 있다. 소득 불평등이 심화되고, 자본주의가 쪼개질 위기 속에서 토마 피케티가 '21세기 자본'이라는 책을 통해 제안했다. 기본소득은 핀란드, 캐나다 온타리오주에서 실험했으나 실패했다. 스위스에서도 2016년 18세 이상 성인에게 월 2500스위스프랑(300만원)을 주자는 안을 국민투표에 부쳤으나 76.7% 반대로 부결됐다.

우리나라에서는 이재명 경기지사가 기본소득을 먼저 들고나와 핵심 어젠다로 만들었다. 그는 기본소득을 연 50만원에서 600만원까지 늘려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에 이낙연 후보는 "재원 조달 방안에 대한 구체적이고 충분한 설계가 없는 허구"라고 비판했다. 정세균 후보는 "소득 불평등과 양극화 완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 가성비 떨어지는 정책"이라고 공격했다.

야권의 비판도 쏟아져 나왔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기본소득은 공포를 앞세운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비판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가짜 약 팔기"라고 몰아세웠다. 특히 2019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바네르지와 뒤플로 교수의 분석을 인용해 충돌하면서 논쟁의 정점을 찍고 있다. 윤희숙 의원은 "선진국의 경우 이 지사와 정반대 입장이다. 아전인수도 정도껏 하라"고 반박했다.

이렇게 후보마다 기본소득에 대한 생각이 다르다. 따라서 기본소득 개념부터 정확하게 따져보고 과연 우리에게 필요한가, 필요하다면 어떻게 적용시킬 것인지 제대로 점검해야 한다.

기본소득을 판단할 때는 적어도 세 가지 원칙을 갖고 접근해야 한다. 먼저 기본소득이 우리 시장경제를 망가뜨릴 정도로 가서는 안 된다. 누구에게나 소득을 나눠주다 보면 일을 하나, 안 하나 차이가 없는 사회가 되고 만다.

다음으로 재정이 뒷받침되느냐의 문제다. 국가 재정에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나라 곳간이 빌 정도로 퍼붓는 것은 망국의 길이다.

우리나라는 이미 국제통화기금(IMF)에서 가파른 국가부채 증가 추이 때문에 두 차례나 경고를 받았다. 경제가 회복세에 들어섰는데도 빚 갚을 생각은 안 하고 추가 재난지원금을 36조원이나 퍼부을 필요가 있느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특히 한국은행은 급증하는 가계 빚과 국가부채 추세를 심각하게 걱정하고 있다. 따라서 기본소득에 대한 효과를 비용편익분석(Cost-Benefit Analysis)으로 계량화할 필요가 있다. 이 분석을 토대로 기본소득의 필요성을 판단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우리의 사회 안전망 수준을 높여 가면서 단계별로 기본소득 지원 문제를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양극화 심화 속에 살림살이가 열악해지는 중하위 이하계층을 위한 각종 지원 체계를 정확히 파악한 후 경제 정책의 큰 틀에서 기본소득을 판단하는 게 바람직하다.

기본소득에 대한 대선후보들 간 논쟁이 더 치열하게 이어지길 바란다. 양당의 최종 후보가 확정되면 기본소득만 갖고 끝장토론을 했으면 한다.

이를 통해 소득주도성장처럼 실패하는 전철을 밟을 위험을 줄여야 한다. 국민은 이런 과정을 보고 '합리적인 선택'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원문보기 https://www.mk.co.kr/opinion/columnists/view/2021/07/634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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