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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칼럼-박미현 강원도민일보 논설실장] ‘매곡일기’ 속 해방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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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007회 작성일 2021-06-28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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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곡 오윤환(1872~1946)은 속초 도문동에서 살면서 56년간 일기를 썼다.스무살 때인 1891년 2월 1일자부터 죽음을 하루 앞둔 1946년 7월 11일자까지 2만 여일에 걸친 기록을 남겼다.3권의 육필일기는 속초시립박물관에 전시돼있다.조선 멸망과 대한제국기,일제강점기에 이어 광복,외국주둔군 통치기인 해방공간까지 실제 겪고 보고 들은 격동의 시대사를 오롯이 품고 있다.

유학자 할아버지 손에서 자랐으며 음력 날짜로 일기를 썼다.1945년 8월 15일은 음력으로 7월 8일이었는데 기뻐서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나흘 뒤인 8월 19일에는 새 체제의 건국 관련 정보를 입수한다.서울에서 온 사람이 보여준 광고서에는 국가명 ‘동진공화국’에 대통령 김구,총리대신 이승만,내부대신 여운형,육군대신 김일성,외무대신 안재홍이라고 쓰여있었다.

그가 살던 도문마을은 당시 행정구역 양양군이었는데 38선을 경계로 지역이 쪼개진다.일본군 무장해제를 목적으로 남북에 각각 미군과 소련군이 들어온다.그는 이북에 속했기에 일본군을 무장해제한 것은 소련군이었다.강릉은 이남이었으나 미군이 늦게 들어오면서 8월 29일 소련군이 무장해제했다는 소식을 듣는다.소련군은 무장해제 당시 지역에서 행패를 부리지 않았으나 9월 20일 다시 주둔하면서 여성과 재물 약탈자이자 점령군으로 금세 돌변했다고 적고있다.강릉에서는 미군 행패가 심해져 강릉주민 1만명이 투쟁해 승리했다고 쓰고 있다.

해방공간 역사자료는 워낙 드물 뿐 아니라 양양군은 외국주둔군 통치에 따라 38선 기준 남북이 갈리는 특수한 상황에 처했기에 그의 일기는 학계에 주목받아왔다.최근 속초 김만중씨의 ‘‘매곡일기’,구한말부터 해방 직후까지 속초유림의 기록’이 발표됐다.‘오윤환 주변의 사람들은 미군의 제재와 관리가 강화되던 1946년 5월 이전에 종종 38선을 넘나들었다’고 논문에서 밝히고 있다.‘매곡일기’는 75년 생애 중 56년 기록이라는 점과 평화1번지로 도약하려는 강원도 차원에서 놀라운 ‘미래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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