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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총장 칼럼] 소년 급제를 허(許)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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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52회 작성일 2021-06-25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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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세근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사무총장·서경대학교 광고홍보콘텐츠학과 겸임교수 


중국 역사를 보면 적지 않은 소년 천재가 등장한다,

먼저 당(唐)대 천재 시인 왕발(王勃)을 보자. 그는 6세 때 처음 시를 썼다. 신동이란 말이 절로 나왔다. 9세 때 안사고(顔師古)가 쓴 『한서주(漢書注)』의 잘못을 조목조목 지적한 논문 『지하(指瑕)』를 썼다. 무려 10권의 분량이다. 16세에 대과에 급제해 역대 최연소 관리가 된다. 황제 고종(高宗)은 “기재(奇才)로다, 대당(大唐)의 기재로다!”라고 찬탄한다.

가장 빛나는 천재는 남송(南宋) 문천상(文天祥)이다. 문천상은 장기 천재였다. 6세 때 연못에 들어가 물에서 장기 두는, 이른바 수면행마(水面行馬)를 즐겼다. 그 후 허공(虛空)행마로 발전한다. 허공을 반상(盤床) 삼아 장기를 두는 경지다.

20세에 장원급제하자 황제 이종(理宗)은 송서(宋瑞)라는 자(字)를 내린다. ‘송나라의 상서로운 인물’이라는 뜻이다. 황제가 직접 자를 내린 사례는 극히 드물다. 게다가 자의 의미는 극찬이다. 대단한 영예다.

문천상은 자(字)의 의미대로 삶을 살았다. 정치 개혁을 주도했고, 원(元)의 침략으로 국가가 존망의 위기에 놓이자 손수 말에 올라 원(元)군과 싸웠다. 원 황제 세조(世祖)는 사로잡힌 문천상에게 중서재상(中書宰相)이란 고위직을 제의하며 3년이나 집요하게 투항을 권유했지만 그는 늠연하게 죽음을 택한다. 그의 나이 47세였다.

문천상이 죽음 직전 남긴 시는 지금도 중국인들이 즐겨 읊는다.

『예로부터 죽음 없는 인생이 어디 있었으랴. 역사에 비춰 부끄럽지 않은, 단심(丹心)만을 남기겠노라 (人生自古誰無死,留取丹心照汗?)』


중국 역사학자들은 두 천재가 조정을 흔든, 그 막강한 동력에 늘 주목한다. 어리다는 이유로, 그들은 무시당하거나 홀대 받지 않았다. 황제들은 그들에게 ‘기재’, 혹은 ‘나라의 상서로운 인물’이라고 상찬했다. 그리고 중용했다. 연장자의 경륜도 필요하지만, 연부역강(年富力强)한 청년의 패기와 창의도 필요했기 때문이다.

우리 정치계에도 마침내 청년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일으킨 바람이다. 그 여파로 각 당마다 젊음을 내세우고, 젊다고 자랑하는 소리가 요란하다.

이준석 신임 대표에게도 여타 정치인처럼 적지 않은 문제가 있다. 그는 여성·청년·호남 할당제 폐지를 주장한다. 시대의 흐름과 분명 맞지 않는다. ‘모두가 자유로운 세상’은 정글이며, 정글의 법칙과 양육강식의 원리가 자연의 섭리라고 그는 본다. 그는 그런 논리가 지배하는 세상에서의 승자다. 그래서 그렇게 말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논리가 작동하는 세계에서 뒤처지고 상처받은 사람들이 그를 지지한다는 건 모순이다. 대중은 아마도 이준석을 통해 화끈한 분노, 그리고 명쾌한 심판을 기대했는지도 모른다.

‘이준석 현상’은 그래서 소중하다. 새로운 시도, 새로운 기운이 거기서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청년에 대한 걱정은 있겠지만, 그렇다고 치졸한 딴지 걸기는 피하자. 고종이나 이종처럼 북돋우고 격려하자. 그래야 우리 정치판에도 새벽이슬 같은 청년들이 넘쳐날 게 아닌가?

유럽은 일찍부터 청년 정치가 활발했다. 청년이 가담해야 노·장·청의 세 겹줄이 완성될 수 있음을 진작부터 간파했기 때문이다. 성경도 “한 사람이면 패하겠거니와 두 사람이면 맞설 수 있나니 세 겹줄은 쉽게 끊어지지 아니하느니라”라고 권면하고 있지 않은가.

대한민국의 노·장년층에게 호소한다. 대한민국 정치에 소년 급제를 허(許)하라!

원문보기 https://www.kyongbuk.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783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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