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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칼럼-양상훈 조선일보 주필] 원순구두 상조가방 ‘문재인 극장국가’ 막 내릴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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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686회 작성일 2021-04-01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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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낡은 구두
김상조 낡은 가방
지하철 탄 김명수
세상이 무대이고
인생이 연극인 사람들
관객들 웅성거리기 시작


1년여 전에 ‘세상이 무대이고 인생이 연극인 권력자들’이란 글을 썼다. 문재인 대통령이 집단 살해 혐의를 받는 탈북 어민 2명을 즉각 북으로 송환해버렸을 때였다. 이들은 재판도 없이 처형됐을 것이다. 문 대통령은 과거 변호사 시절 원양어선에서 11명을 살해한 조선족 범인들 변호를 맡아 “동포로서 따뜻하게 품어야 한다”고 했던 사람이다. 어느 쪽이 진짜 문재인인지, “따뜻하게 품자”는 것은 연극일 뿐이었느냐는 물음이었다.

☞ [양상훈 칼럼] 세상이 무대이고 인생이 연극인 권력자들

이 일을 다시 떠올린 것은 부동산 문제로 사퇴한 청와대 김상조 정책실장이 과거 국회 청문회 때 들고 와 화제가 됐던 낡은 가죽 가방 때문이었다. 지금 다시 봐도 정말 낡은 가방이다. 당시 필자도 좋은 인상을 받았다. 그런데 그의 부동산 내로남불을 보니 이 역시 한 편의 연극이었느냐는 의문이 든다. 그의 재산을 보니 돈이 없어 낡은 가방을 들어야 했던 것도 아니었다.

김 전 실장이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소장일 때 참여연대 사무처장이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다. 박 전 시장이 선거에 출마했을 때 그의 뒤축이 해진 낡은 구두가 화제가 됐다. 당연히 그의 인기 상승에 도움이 됐다. ‘시민운동을 하며 살아온 삶의 자세와 철학을 엿볼 수 있다’는 응원 댓글들이 달렸다. 그 역시 구두 살 돈이 없어 낡은 구두를 신고 다닌 것은 아닐 것이다. 그 후에 벌어진 일들을 보면 이 역시 한 편의 연극이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박 전 시장이 우리나라 성희롱 사건 첫 변호인이었다는 것도 마찬가지다.

김명수 춘천지법원장은 2017년 대법원장 지명을 받은 다음 날 서울 대법원을 방문하면서 시외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왔다. 춘천지법 업무가 아니기 때문에 자신의 관용차를 탈 수 없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이 때도 사람들은 높은 평가를 했다. ‘한 푼의 국고도 허투루 쓰지 않을 분’이라는 댓글들이 달렸다. 그런데 김 대법원장은 대법원장 공관을 고급스럽게 꾸미는 데 직접 나섰고 아들 가족까지 공짜로 살게 해 아들의 강남 아파트 분양 대금 마련을 도왔다. 이른바 관사 재테크다. 김 대법원장이 어떤 사람인지는 이제 충분히 드러났다. 그의 지하철 탑승도 한편의 연극이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위선(僞善)은 착한 척 가장하는 것이다. 사람은 어느 정도 위선적으로 살아간다. 그런데 도를 크게 넘는 사람들이 있다. 조국 전 장관이 대표적인 사람일 것이다. 이들은 위선을 넘어 위덕(僞德)까지 간다. 도덕적인 척, 윤리적인 척, 청렴결백한 척, 서민인 척, 금욕적인 척하기 위해선 의도적 연출이 필요하다. 낡은 가방, 낡은 구두, 버스, 지하철 등은 거기에 동원된 소품이었다. 아내가 구속 심사를 받는 중에 휴대전화 프로필 사진을 바꾼 조국씨, 울거나 책상에 엎드려 자는 사진을 SNS에 올린 고민정 의원, 사찰에서 고뇌하는 듯한 뒷모습 사진을 찍어 올린 추미애 전 장관, ‘부동산 부패 청산’이라고 쓴 문재인 대통령 마스크, 사무실마다 춘풍추상(남에겐 봄바람처럼, 나에겐 추상같이) 액자를 건 청와대 등 소품을 활용한 연극은 끝이 없다.

문 정권에 이런 사람들이 많은 것은 ‘우리는 착하고 도덕적인 세력’이라고 내세워서 권력을 잡았기 때문이다. 자연히 주변에 그런 척하는 사람들이 모이게 된다. 도덕적인 척할 배우와 낡은 구두 같은 소품이 다 준비됐으니 남은 것은 실력 있는 무대 연출가다. 무대 연출가인 탁현민씨가 문재인 청와대의 실세가 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가장 뛰어난 배우는 의외로 문 대통령이다. 문 대통령이 2016년 총선에서 ‘호남서 지면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고 대선 출마도 않겠다’고 했던 충격적 선언도 연극이었다. ‘민주당 잘못으로 보궐선거가 생기면 후보를 내지 않겠다’고 한 중대한 당헌도 연극이었다. 문 대통령은 5·18, 제주 4·3 등 다른 사람이 한 일을 자신이 대신 사과하는 것을 좋아한다. 아무 부담 없는 사과, 자신의 ‘선함’을 더 돋보이게 할 수 있는 사과다. 정작 자신이 잘못한 일에 대한 사과는 인색하다. 탁현민에게는 남북정상회담마저도 좋은 무대였다. 도보다리는 한반도기 색깔로 칠해졌고, 판문점은 레이저빔으로 수놓아졌다. 나중에는 국군 전사자의 유해까지 소품이 됐다.

문 정권과 시민단체는 한 몸과 같다. 그런데 시민단체들엔 ‘시민’이 없고, 민주당과 민주노총엔 ‘민주’가 없고, 정의당과 윤미향의 정의연엔 ‘정의’가 없고, 여성 단체와 환경 단체, 인권 단체엔 ‘여성’ ‘환경’ ‘인권’이 없다. 이들이 표방한 고상한 이념은 연극에 필요한 각본과 소품들일 뿐이다. 세상이 무대고 인생이 연극인 이들에게 국민은 표를 사는 관객일 뿐이다. 극장 국가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 관객들은 한때 열광했으나 배우들의 본 모습을 보고 실망하기 시작했다. 무대 커튼이 걷히면 뒤에서 진짜로 벌어졌던 일들이 드러나게 된다.

원문보기 https://www.chosun.com/opinion/column/2021/04/01/WK5CBXGQHZDH3JR4OXTKI42E4A/?utm_source=naver&utm_medium=referral&utm_campaign=naver-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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