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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진 칼럼

[회원칼럼-권혁순 강원일보 논설주간] 사병 머리 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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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441회 작성일 2021-03-24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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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중장년층은 누구나 편지를 쓰고 읽던 추억을 간직하고 있다. 삐뚤빼뚤한 글씨에 맞춤법조차 맞지 않은 부모님의 편지에서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깊은 자식 사랑을 느꼈을 것이다. 연인의 편지를 받았을 때 봉투를 뜯기 전부터 스며드는 설렘과 전율이 생생했던 이들도 있다. 상념에 잠겨 가족이나 연인에게 편지를 써 본 사람은 안다. 손수 쓴 편지는 단순히 안부를 묻는 통신 수단이 아니라 영혼을 담아낸 삶의 한 부분이라는 사실을. 군에 입대해 부대에서 받는 편지는 더욱 그러하다. ▼아들 키워 군대 보낸다는 것, 부모에게 조금은 힘든 경험이다. 그래서 군 입대에 얽힌 이야기, 특히 삭발에 대한 얘기는 끝이 없다. '신체발부수지부모(身體髮膚 受之父母)'의 사상이 팽배해 있던 조선시대에는 머리카락을 함부로 자르지 않았다. 효경(孝經)에 나오는 문장이다. 사람의 터럭, 살갗은 부모에게서 받은 것이니, 이것을 감히 손상시키지 않는 것이 효의 시작이라고 봤다. 현대인의 입장에서 보면 손톱도 깎지 말라는 허무맹랑한 말로 들릴 수 있다. 그러나 자식이 몸을 성히 보존하고 건강하게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모든 부모가 자식에게서 바라는 가장 큰 염원이다. ▼육군은 최근 “병사 두발 규정 완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행 병영생활 규정에 앞머리·윗머리 3㎝, 옆머리·뒷머리 1㎝ '스포츠형'으로 돼 있는 병사 두발 기준을 바꾸겠다는 것이다. 육군은 최근 내부 전산망에서 관련 설문조사도 진행하고 있다. 육군은 설문에서 앞머리는 눈썹 위 1㎝까지 오도록 하고 윗머리는 5㎝까지 기르되 옆머리·뒷머리·구레나룻은 0.3~1㎝로 유지하는 개선안을 제시했다. 일부 예비역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병사들의 개성을 존중해주면 '당나라군대'로 전락해 전투력이 떨어진다는 우려다. ▼그러나 이제 우리 모두는 군대에 대해 다시 이야기해야 한다. 군대를 통제하는 것을 넘어 군을 사회의 일부로 기꺼이 받아들이고 소화해 낼 수 있을 때 전투력은 더 향상되지 않을까. 


원문보기 http://www.kwnews.co.kr/nview.asp?aid=22103230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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