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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칼럼-김창균 조선일보 논설주간] ‘이재명 次期’ 괜찮을까, 文의 잠 못 이루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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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491회 작성일 2021-02-25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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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압도적 선두 질주에도 탈당설, 제3 후보론 “꿈틀”
親文이 딴 후보 찾기 때문… 인위 교체 시도 땐 與 내전
퇴임 후 더 큰 禍 부를 수도… ‘윤석열’보다 골치아픈 난제


지난 2017년 3월 21일 마포구 상암MBC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100분 토론에 참석한 당시 문재인 후보(오른쪽)와 이재명 후보./뉴시스
지난 2017년 3월 21일 마포구 상암MBC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100분 토론에 참석한 당시 문재인 후보(오른쪽)와 이재명 후보./뉴시스


“A를 물으면 A를 답해야지, 왜 B를 말합니까, 협조 좀 해주세요” “자기가 발표한 정책 내용이 뭔지는 아셔야 합니다.” 4년 전 이맘때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토론에서 이재명 후보가 따발총처럼 쏘아붙이자 문재인 후보는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유튜브 영상에는 이런 댓글들이 달려 있다. “문재인, 눈만 껌뻑껌뻑하네” “여기서도 어리바리하네, 묻는 말에 똑바로 대답해야지” “이재명을 왜 죽일려고 하는지 알겠네”….

대통령 신년회견에서 “현실 경제가 어려운데 정책 기조를 바꾸지 않겠다는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지 여쭙겠다”고 했던 기자의 소속 방송사는 1년 뒤 조건부 재허가 조치를 받고 폐업했다. 요즘 표현을 빌리자면 문 정권의 ‘뒤끝 작렬’이었다. 문 대통령과 문빠들은 이재명 경기지사의 불손했던 태도 역시 잊지 않았을 것이다.

현재 이 지사는 차기 대선 주자 중 단연 1강(强)이다. 한참 앞서 있던 이낙연 민주당 대표를 따돌리고 더블 스코어 리드를 지키고 있다. 그런데도 얼마 전 방송 인터뷰에서 “탈당한다는 말이 나온다” “제3 후보가 나온다는데 섭섭하지 않으냐”는 질문을 받았다. 이렇게 묻는 배경에는 문 대통령과 그 세력이 이 지사에게 후계자 자리를 주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깔려 있다. 이 지사가 “대통령 지지자들이 나를 압도적으로 지지하는데 왜 당을 나가겠느냐”고 강조한 것도 친문의 거부감을 의식하고 있다는 징표다.

역대 대통령들도 차기 주자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새 대통령이 들어설 때마다 전 정권 사냥이 되풀이됐기 때문이다. 아무 혐의점 없이 물러난 대통령들도 마찬가지였다. 문 대통령 입장은 더 절박할 수밖에 없다. 울산 선거 공작, 월성 1호기 경제성 조작, 옵티머스·라임 사기 같은 정권 비위가 터져 나오는 것을 권력의 힘으로 틀어막고 있다. 임기가 끝나면 억눌렸던 마그마가 분출하게 마련이다. 문 대통령이 차기 주자에게 요구하는 필수 덕목은 퇴임 후 안전을 보장해줄 것이라는 신뢰다.

이재명 지사도 이런 대통령 심리를 읽고 있다. 유승민 전 의원이 코로나 위로금을 제안한 문 대통령을 “기재부 사무관만도 못하다”고 비판하자 이 지사는 “망언” “상식 밖의 모독” “구태” “호들갑” 같은 용어를 총동원해서 반박했다. 이 지사가 언제부터 문 대통령 심기 경호에 이처럼 적극적이었나.

만약 문재인 뒤를 이재명이 잇는다면 역대 정권 이양 중 노태우·김영삼 모델에 가까울 것이다. 직전 대선에서 맞붙었던 후보들끼리 권력을 주고받는 것도 그렇고, ‘속내를 알 수 없는 선임자’와 ‘성격 팔팔한 후임자’ 구성도 닮은 꼴이다.

노 대통령 측근들은 YS에게 권력을 넘기면 “반드시 험한 꼴을 당할 것”이라며 만류했다고 한다. 노 대통령은 “YS, 사람 많이 달라졌다. 걱정 안 해도 된다”고 했다. “주례 회동 때 내 얼굴도 잘 못 쳐다본다”고도 했다. 노 대통령은 김영삼 정권 3년 차였던 1995년 비자금 혐의로 헌정 사상 최초로 구속되는 전직 대통령이 된다. 12·12 군사반란 혐의까지 겹쳐지면서 17년형을 선고받는다.

임기를 1년 남짓 남긴 문 대통령 지지율이 여전히 40%를 오르내린다. 야권 대선 후보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도 역대 정권 임기 말과 다르다. 대통령이 어떤 후보를 낙점해도 당선시킬 수 있다는 유혹을 느낄 만한 여건이다. 여권에선 대통령 최측근인 김경수 경남지사를 비롯해서 정세균 총리, 임종석 전 비서실장 등이 친문(親文) 대표 주자로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러나 선두 주자 이재명 지사를 제치고 대체 후보를 내세우려는 시도에는 상당한 위험이 따른다. 이 지사는 그대로 물러나지 않을 것이다. 제3 후보론과 이재명 탈당설은 그래서 나오는 것이다. 친문 진영에서 후보 선출 시기를 미루자는 말이 나오자 이 지사 측은 “내전(內戰)을 각오하라”고 했다. 선전포고다. 여권 내 드잡이 속에 친문 제3 후보가 당선되지 못한다면, 그래서 야당 후보 혹은 이 지사가 당선된다면 문 대통령 퇴임 후엔 진짜 벼랑 끝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권력 비리를 캐려는 검찰을 찍어 누르는 ‘윤석열 문제’는 단순한 1차 방정식이었다. 미덥지 않은 차기 선두 주자를 방치할 것인가, 아니면 위험을 무릅쓰고 교체에 나설 것이냐는 ‘이재명 문제’는 통제 안 되는 변수들이 작동하는 고차 방정식이다. 문 대통령은 요즘 ‘이재명 차기’ 정말 괜찮을까를 고민하며 잠 못 이루는 밤을 맞고 있을 것이다.

원문보기 https://www.chosun.com/opinion/column/2021/02/25/XDAAV7SXHVE23MGNCS4WQCARWU/?utm_source=naver&utm_medium=referral&utm_campaign=naver-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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