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6호]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과 언론계 변신 ( 조복래 연합뉴스 콘텐츠융합 상무/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부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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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785회 작성일 2015-06-30 15:48본문
376호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과 언론계 변신
조복래 연합뉴스 콘텐츠융합 상무/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부회장
‘소 발자국에 고인 물에서 헤엄치는 장구벌레는 천하에 넓은 사해(四海)가 있다는 걸 꿈에도 생각지 못할 것이다’(抱朴子)
갈수록 치열해지는 언론 생태계에서 생존과 변신을 향한 언론사들의 몸부림이 눈물겹다. 위축된 광고시장에다 ‘디지털 퍼스트’로 대변되는 급속한 미디어 환경 변화에 적응 못 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는 탓이다. 독자들 관심은 한층 복잡다양해졌고, 교육수준도 높아져서 언론이 적극적으로 먼저 찾아가 재미있게 전달하지 않으면 외면받는 시대가 됐다. 텍스트는 물론 그래픽과 사진, 동영상 등을 결합한 새로운 융합형 뉴스, 이른바 독자가 보고 체험하는 인터랙티브 뉴스가 각광받는 이유다.
요즘 버스나 지하철에서 신문은 아예 찾아보기 어렵다. 남녀노소 대부분 스마트폰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게임이나 동영상, 카카오톡을 이용하거나 연예인뉴스를 즐기는 게 젊은이들의 신풍속도다. 공룡이 존재한 시간이 1억 5천만 년이고 인류가 존재한 게 불과 350만 년인데, 그 ‘짧은’ 인류시대에 상상조차 못했던 기적들이 숱하게 일어나고 있다. 최근의 디지털과 모바일 기술 혁신은 가히 혁명적이다.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사람이 전세계 인구의 3%에서 66% 이상으로 늘어나는 데 걸린 시간은 고작 20년이었다. 지난 2006년 600만 명이던 페이스북 사용자는 현재 14억 명에 이른다. 트위터에서만 하루 평균 1억5천500만 건의 트윗이 생겨나고, 유튜브의 하루 평균 동영상 재생건수는 40억 회에 이른다. 구글과 애플, 알리바바 등 단기간에 초고속 성장을 거듭하는 기업들이 속출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신문과 방송, 통신 등 전통매체들은 이제 기존 영역을 허물고 새로운 형태의 기사 개발 등 차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디지털 기기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한 디지털 스토리텔링, 인터랙티브기사, 카드뉴스, 데이터분석 기사 등 새상품 개발에 혼신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는 것이다. 근자엔 모바일에 최적화된 소셜미디어의 등장으로 포털사이트를 넘어 소셜미디어를 통해 뉴스를 접하는 경우가 잦아졌다. 디지털 경제 확산으로 다량의 정보와 데이터가 양산되는 빅데이터 환경이 도래, 이를 콘텐츠 제작에 활용하는 것도 언론계 화두가 됐다. 미래경쟁력의 원천으로 삼아야 한다는 목표에서다. 사용자가 직접 제작하는 UCC를 포함한 동영상 콘텐츠, 휴대전화와 SNS에서 생성되는 문자 등은 데이터의 증가 속도뿐 아니라 형태와 질적 측면에서도 기존과 천양지차다.
이처럼 뉴스를 소비하는 플랫폼이 빠른 속도로 변화하면서 저널리즘 미디어도 독자들 구미에 맞게 변신할 수밖에 없다. 조중동과 경향한겨레 등 전통신문사는 물론 SBS, KBS, MBC 등 지상파 방송사, 연합뉴스를 비롯한 뉴스통신사들이 새상품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는 이유다. 하지만, 여기에는 상당한 시간과 인력, 비용이 수반되고 이미 여러 언론사가 경쟁에 뛰어들어 포화상태라는 우려도 없지 않다. 더욱이 저널리즘의 기본 가치를 지키면서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찾는 것은 쉽지 않은 과제다.
최근 언론계는 모바일 활용방안 찾기에 더 주목하는 분위기다.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이 “모바일 퍼스트는 이미 옛날 얘기가 됐다. 이제는 모바일에서 모든 일상을 처리하는 ‘모바일 온리(mobile only)’시대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한 것도 자극제가 된 듯하다. 실제로PC를 중심으로 이뤄지던 디지털 콘텐츠 소비는 빠르게 모바일 기기로 옮겨가는 추세다.
현직 언론 종사자들은 기회라는 측면에선 행운아일 수 있지만, 스트레스라는 측면에서는 불행한 세대다. 이제 공부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살벌한 시대가 됐다. 아직도 텍스트 중심의 아날로그 사고에 머물러있다면 과감한 변신을 꾀해야 한다. 어떤 변화가 어떤 형태로 전광석화처럼 다가올지 가늠키 어려운 혁신의 시대인 만큼 디지털마인드로 무장한 멀티플레이어가 돼야 한다. 21세기 정보기술혁명시대에 걸맞게 끊임없는 자기개발과 열정을 쏟아야한다. 번뜩이는 통찰력과 직관력 함양은 필수다. “나의 의지가 나의 미래를 형성한다”는 일레인 맥스웰(Elaine Maxwell)의 격언은 새겨들어야 할 대목이다.
전문가들이 ‘욘스마인드’를 갖추라고 주문하는 건 이런 시대변화의 반영이다. 마크 저크버그나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처럼 21세기 부(富)의 지도를 바꾼 세계1%의 행복한 백만장자들, 이른바 욘스(YAWNs, Young And Wealthy but Normal)의 공통된 특징을 배우라는 것이다. 길게 생각하고 미래를 계획하라, 새로운 아이디어를 추구하라, 변화를 받아들이고 기회를 창조하라, 실패를 두려워말고 위험을 감수하라가 그 핵심이다.
기원전 6세기 말 고대 그리스 자연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는 “같은 강물에 두 번 들어갈 수는 없다(It is not possible to step twice into same river.)”고했다. 세상의 모든 것은 흐르고 변하며 영원한 건 없다는 뜻이다. 어제의 시각으로 삶을 바라보고 선택을 결정하면 결코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없다는 이 촌철살인은 2천여 년이 훌쩍 지난 오늘에도 유효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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